서울서 시범운행 개시…시승행사 열려

3일 전국 최초로 서울시내에서 시범운행을 시작한 하이브리드 택시는 멈출 때마다 시동이 자동으로 꺼진다는 점 등을 제외하곤 승객 입장에서 기존 택시와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이날 서울시 서소문청사에서는 최초의 하이브리드 택시 10대가 서울시, 환경부,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 모습을 드러내고 시승행사를 가졌다.

이번에 도입되는 하이브리드 택시는 현대 아반떼 6대와 기아 포르테 4대로 서울지역 5개 택시법인이 2년간 시범 운행한다.

이날 서소문청사→경찰청→광화문→청사에 이르는 2.9㎞ 구간을 시승한 하이브리드 택시는 시판 중인 하이브리드 승용차 모델과 제원 상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다만 하이브리드 택시의 외관이 서울시가 내년부터 출시되는 택시에 적용키로 한 고유색인 `꽃담황토색'을 띄고 있다는 게 겉으로 드러난 차이점이다.

서울의 10대 대표색 중 하나인 꽃담황토색은 주황색과 비슷하며 옛 건축물의 주 소재인 황토의 색을 구현한 것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택시의 시동을 걸자 들리는 소음은 가솔린이나 디젤 차보다 확실히 적었다.

일반 승용차의 경우 시동과 동시에 엔진이 구동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기모터만으로 시동을 걸기 때문이다.

포르테 LPi(액화석유인젝션) 하이브리드 택시 운전을 맡은 택시기사 주영환(60)씨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주행성능에 관해 "엔진 소음이 적고 생각보다 가속력이 좋다"며 "전에 몰던 2천㏄급 일반 중형택시보다 잘 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승 중 하이브리드 택시에서 가장 특이했던 점은 차가 멈출 때마다 엔진이 자동으로 꺼진다는 것이었다.

주씨는 "`오토스톱' 기능이 있어 브레이크를 밟으면 저절로 시동이 꺼지고 발을 떼면 곧바로 시동이 다시 걸린다"고 설명했다.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고 켜지는 점이 처음에는 다소 거슬렸지만 주행 중 가다 서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져 언제 꺼지고 켜지는지 별로 의식되지 않았다.

좌석 공간이나 승차감은 중형 이상인 일반택시보다 조금 못한 편이었지만, 이용에 큰 불편은 없었다.

하이브리드 택시는 연비가 우수하고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적게 내뿜는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높은 가격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주씨는 "로체 영업용 차량 가격이 1천300만원 선인 데 비해 이 차는 법인 부담 비용이 2천50만원 선으로 알고 있다"며 "연비가 좋다고는 하지만 택시 업체로서는 도입하기에 큰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택시는 선진국 주요 대도시에서도 도입이 늘고 있는 추세로 뉴욕시는 2012년까지 '옐로캡'으로 불리는 뉴욕시 택시를 모두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서울시 역시 2020년까지 공공기관 차량과 시내버스, 택시 등을 모두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등 '그린카'로 교체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