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조차 연금 횡령…모럴해저드 심각"
"죄를 짓고도 문제 의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게 지금 우리사회의 모습이다. "

김황식 감사원장은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간개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에 참석,이같이 개탄했다.

김 원장은 "탈법적 노사관계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지난 1년간 감사원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적발한 부정 · 부패 사례를 적시했다.

김 원장은 최근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 "'2007년 철도공사 경영실적 평가'를 감사한 결과 철도원 노조가 정부 보조금을 상여금 잔치에 써버린 것을 적발했다"며 "노조원들이 이 일에 불만을 품었으며 이번 파업의 작은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철도공사가 직원들에게 317억여원의 특별상여금을 부당 지급했고,당시 철도공사 임원을 제외한 직원 모두에게 적게는 38만원에서 많게는 200여만원까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회적 등불 역할을 해야 할 교직원들조차 퇴직연금을 조작,횡령한 사실은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감사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퇴직 전 3년 이내에 승진한 직원 607명을 감사한 결과 무려 42%에 달하는 254명이 허위로 승진 신고를 했다"며 "총 31억7000만원의 퇴직급여가 과다로 추가 지급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승진도 하지 않았는데 거짓통보를 해 돈을 더 받은 것은 일종의 사기"라며 "일부 노조원들의 범죄행위로 애꿎은 국민들이 연금 부담을 떠앉게 됐다"고 비판했다.

김 원장은 "시각장애인 중 4687명이 도로교통법상 운전면허 시력 기준에 미달하는 데도 운전면허를 취득했다"고 했다.

김 원장은 이와 함께 우리나라 국민성이 갈수록 난폭해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 올 11월 말 현재 고소 · 고발 건수는 일본의 1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4대강 사업과 관련,"지난 2월부터 감사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10월에는 일본과 네덜란드 등에 인원을 파견해 상황파악에 나섰다"며 "그동안 3~4차례 보고를 받았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감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사업과 관련해선 딱히 진행되는 일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