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3일 전격적으로 파업을 철회했다. 지난달 26일 파업에 들어간 지 8일 만이다. 노조는 4일 오전 9시부터 업무에 복귀키로 해 철도운행은 주말부터 정상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노조가 "3차 파업 준비"를 언급하면서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측이 "완전한 파업 포기를 선언하지 않는 한 교섭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 불안요인은 여전히 남았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부당하고 불법적인 정부와 철도공사에 당당히 맞서는 투쟁을 준비하기 위해 철도 현장으로 복귀한다"며 파업철회를 공식 선언했다.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은 앞서 '사랑하는 2만5000 철도조합원 동지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잠시 현장으로 돌아가 3차 파업을 준비하자는 명령을 내리고자 한다"며 "파업 대오는 잠시 풀었지만 투쟁 대오는 강고히 유지할 것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철도노조가 재파업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는 않았지만 해직자 복귀 등 요구사항을 관철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사측의 '선(先)복귀 · 후(後)협상' 요구를 수용해 사실상 백기투항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코레일 측은 그러나 "파업을 준비하기 위해 복귀를 결정한 것이어서 협상테이블에 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불법파업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법과 사규에 따라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파업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및 고소 · 고발 조치는 파업 철회와 관계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철도노조는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 반대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투쟁하다 사측이 단체협약을 해지하자 파업에 돌입했었다. 그러나 철도노조 사상 최장기 파업에 여론이 등을 돌리고,정부의 전방위 압박이 강도를 더해가면서 수세에 몰리게 됐다. 2일 이후 급속도로 늘기 시작한 조합원들의 파업 이탈도 투쟁동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