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 유예로 급락세를 보였던 주식시장이 일주일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두바이 쇼크'가 터졌을 때 코스피지수는 단숨에 87포인트 하락하며 글로벌증시 중에서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두바이에 대한 한국 기업의 직접적인 손실이 미미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한국 증시가 이처럼 글로벌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수급 기반이 취약한 탓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3%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한 반면,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펀드 환매와 안전자산 선호 추세에 따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외국인의 증시 영향력은 주가 상승기에는 못 느끼지만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모습을 드러낸다.

두바이 쇼크가 그랬고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도 그랬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졌을 때 외국인 매도라는 간접적인 요인 때문에 증시는 600포인트나 폭락했다.

불행하게도 리먼 사태나 두바이 쇼크와 같은 외풍에 우리 증시가 급등락하는 상황은 앞으로도 반복해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가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하면서 증시도 전체적으로 호전되겠지만 △더블딥 △출구전략 △달러 약세 △상업용 부동산가격 하락 △실업률 상승 △원자재 버블 등과 같은 변수에 따라 심하게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두바이 쇼크에서 보았던 것처럼 외풍으로 코스피지수가 하락할 때는 투자의 기회도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한국 경제의 회복속도가 빠르고,기업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이 높아져 수익개선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서다. 한국의 투자매력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외풍을 경계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즐길 수 있어야 투자에 성공한다는 점을 마음에 담아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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