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앵무새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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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좇는 세태 획일화·짝퉁 가득
개성없이 흉내만 내는 풍조 씁쓸해
개성없이 흉내만 내는 풍조 씁쓸해
우리나라 고등학교 졸업생의 84%가 대학진학을 한다. 세계 최고의 수치가 분명하다. 인구 1000명당 대학생 수도 6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미국이 52명이고 일본,프랑스,독일 같은 선진국들도 30~40명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어째서 어깨가 으쓱 올라가지 않을까. 우리의 현실이 내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다. 대학에 몸담고 있으니 입시철만 되면 유심히 입시전쟁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대학입시생이나 부모형제들의 소망대로라면 대한민국은 이른바 일류대학 일류학과만 존재해야 할지 모른다. 입시생들의 대학 선택은 개개인의 개성이나 취향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성적에 따라 결정되기 십상이다. 성적이 상위권이면 일류대학,중위권이면 중위권대학을 선택해야 된다는 상세한 안내와 지침 같은 것이 수능이 끝나면 어김없이 언론에 등장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
중앙일간지가 서울 강남과 강북의 주요지점에서 성형전문의들과 공동으로 거리조사를 했더니 놀랍게도 여성의 열 명 중 네 명이 성형을 했다고 발표했다. 성형의 좋고 나쁨을 따지려는 게 아니라 아무래도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사회가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결과이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제 나이로 보이면서 세월의 흔적을 멋지게 간직해 품위 있고 세련된 노년의 개성 있는 모습이 사라지는 세상이 될 것 같아 은근히 걱정스럽다.
한국을 아파트 공화국이라 부를 만큼 어딜 가나 아파트가 숲을 이룬 듯하다. 좁고 비싼 땅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자니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중소도시까지 개성 없이 번져가는 아파트 열풍을 어찌 유행 따라가는 행태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주택보다 편리한 것도 사실이요 땅의 효율성 측면에서 유용한 것도 사실이지만 아파트 재산가치의 거품이 사그라지는 때가 도래하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른바 강남열풍의 유행은 아파트 가격의 기현상만 초래한 게 아니다. 조기유학열풍을 불러 일으켰고 사교육을 대유행시켰으며 출산율 최저라는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어디 그뿐인가. 어느 잡지에서 밝히기를 강남에 사는 부부의 절반이 이혼한 상태나 마찬가지라고 할 만큼 이혼증가율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인구와 국토 대비 대학숫자도 세계 최고를 자랑하지만 머지않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대학이 급속히 증가할 거라는 걱정이 팽배하고 있다. 패션잡지나 TV를 보고 유행 따라가는 패션 열풍은 획일화를 야기시키고,명품을 가져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명품콤플렉스는 짝퉁세상을 만들기도 했다. 불법복제가 판쳐 정정당당한 아이디어와 상품들이 판로가 막혀 길거리에 나앉았다.
유행어도 알아야 대화에 끼어들 수 있고 뭔가 남을 따라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소외된 듯한 이 기이한 유행콤플렉스는 앵무새증후군이라 이름짓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이 가르친 대로 흉내를 내는 앵무새가 무슨 죄가 있을까마는,사람이 제 혼과 주장과 생각과 개성을 내려놓고 남의 흉내만 내려고 애쓴다면 어찌 앵무새증후군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홈쇼핑상품의 가격표가 10만원이 아니라 통상 9만9000원인데,사람의 눈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어가며 첫 자리 숫자에 심리적으로 집중하는 습성을 응용한 상술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도 참 별 수 없는 것이 운동기구를 사서 한 달도 못쓰고 처박아 두었다가 남 주거나 버린 게 어디 한두 개인가. 아직 쓸 만한 휴대폰을 새 걸로 바꾸고 유행 지난 옷을 입고는 괜히 궁상스럽다고 느끼며 옷장 안에 주렁주렁 매달린 유행 지난 넥타이를 보고도 이 정도는 앵무새 증후군이 아니라고 우기고 싶은 건 나만의 생각일까?
그런데도 어째서 어깨가 으쓱 올라가지 않을까. 우리의 현실이 내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다. 대학에 몸담고 있으니 입시철만 되면 유심히 입시전쟁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대학입시생이나 부모형제들의 소망대로라면 대한민국은 이른바 일류대학 일류학과만 존재해야 할지 모른다. 입시생들의 대학 선택은 개개인의 개성이나 취향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성적에 따라 결정되기 십상이다. 성적이 상위권이면 일류대학,중위권이면 중위권대학을 선택해야 된다는 상세한 안내와 지침 같은 것이 수능이 끝나면 어김없이 언론에 등장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
중앙일간지가 서울 강남과 강북의 주요지점에서 성형전문의들과 공동으로 거리조사를 했더니 놀랍게도 여성의 열 명 중 네 명이 성형을 했다고 발표했다. 성형의 좋고 나쁨을 따지려는 게 아니라 아무래도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사회가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결과이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제 나이로 보이면서 세월의 흔적을 멋지게 간직해 품위 있고 세련된 노년의 개성 있는 모습이 사라지는 세상이 될 것 같아 은근히 걱정스럽다.
한국을 아파트 공화국이라 부를 만큼 어딜 가나 아파트가 숲을 이룬 듯하다. 좁고 비싼 땅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자니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중소도시까지 개성 없이 번져가는 아파트 열풍을 어찌 유행 따라가는 행태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주택보다 편리한 것도 사실이요 땅의 효율성 측면에서 유용한 것도 사실이지만 아파트 재산가치의 거품이 사그라지는 때가 도래하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른바 강남열풍의 유행은 아파트 가격의 기현상만 초래한 게 아니다. 조기유학열풍을 불러 일으켰고 사교육을 대유행시켰으며 출산율 최저라는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어디 그뿐인가. 어느 잡지에서 밝히기를 강남에 사는 부부의 절반이 이혼한 상태나 마찬가지라고 할 만큼 이혼증가율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인구와 국토 대비 대학숫자도 세계 최고를 자랑하지만 머지않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대학이 급속히 증가할 거라는 걱정이 팽배하고 있다. 패션잡지나 TV를 보고 유행 따라가는 패션 열풍은 획일화를 야기시키고,명품을 가져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명품콤플렉스는 짝퉁세상을 만들기도 했다. 불법복제가 판쳐 정정당당한 아이디어와 상품들이 판로가 막혀 길거리에 나앉았다.
유행어도 알아야 대화에 끼어들 수 있고 뭔가 남을 따라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소외된 듯한 이 기이한 유행콤플렉스는 앵무새증후군이라 이름짓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이 가르친 대로 흉내를 내는 앵무새가 무슨 죄가 있을까마는,사람이 제 혼과 주장과 생각과 개성을 내려놓고 남의 흉내만 내려고 애쓴다면 어찌 앵무새증후군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홈쇼핑상품의 가격표가 10만원이 아니라 통상 9만9000원인데,사람의 눈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어가며 첫 자리 숫자에 심리적으로 집중하는 습성을 응용한 상술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도 참 별 수 없는 것이 운동기구를 사서 한 달도 못쓰고 처박아 두었다가 남 주거나 버린 게 어디 한두 개인가. 아직 쓸 만한 휴대폰을 새 걸로 바꾸고 유행 지난 옷을 입고는 괜히 궁상스럽다고 느끼며 옷장 안에 주렁주렁 매달린 유행 지난 넥타이를 보고도 이 정도는 앵무새 증후군이 아니라고 우기고 싶은 건 나만의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