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가 중국 최고지도부로부터 '왜 이제야 왔느냐'는 훈계를 들었다.

캐나다통신에 따르면 3일 하퍼 총리와 첫 만남을 가진 원자바오 총리는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금까지 한 차례도 만난 적이 없으며 지난 5년간 중국을 방문한 캐나다 총리도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언론매체들이 하퍼 총리가 2006년 집권 이후 중국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기사를 게재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5년은 긴 시간이다. 때문에 언론에 당신의 공식 방문이 더 이른 시기에 이뤄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퍼 총리는 지난 2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이다.

외교적 결례로 여길 수 있는 원 총리의 발언에 하퍼 총리는 "중국 지도자들도 지난 5년간 캐나다 땅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고 응수하긴 했다. 하지만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선 "중국에 오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의 소망이었다"며 고개 숙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퍼 총리는 중국의 위구르계 캐나다인에 대한 비밀 재판을 두고 "인권을 전능한 달러(돈)에 팔지 않겠다"는 발언을 했으며 2007년엔 중국 측의 반발에도 불구,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접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위상이 커지고 광산 개발을 위한 외국인 투자가 필요해지면서 중국행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퍼 총리는 정상회담 뒤 범인인도 조약을 빠른 시일 내 맺기로 하고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고 확인했다. 중국 정부는 그 대가로 중국 국민들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대상국에 캐나다를 추가했다. 하퍼 총리는 내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밴쿠버에 중국인들이 대거 방문할 것으로 기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캐나다를 찾는 중국인이 매년 4만~5만명 더 늘어나 관광산업에 9500만달러의 추가 수입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했다. 양국은 기후변화와 과학기술 부문 등에서 4개 협력협정도 체결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