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모처럼 내수 회복에 힘입어 7년 만에 3%대에 진입했다. 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올 3분기 GDP는 전기 대비 3.2% 성장, 7년6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이는 지난 10월에 발표한 속보치보다 0.3%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0.9%로 1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됐다.

이 같은 수치는 최근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특히 수출보다는 내수가 3분기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만하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이 성장세 회복에 큰 역할을 했지만 3분기에는 내수가 세제 혜택과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성장을 주도(主導)했다"고 밝혔다.

실제 설비투자는 선박 자동차 등 운수장비와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전기 대비 10.4% 증가했고 민간소비도 1.5% 늘었다. 이에따라 3분기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8%포인트를 기록하며 마이너스로 전환된 반면 내수의 기여도는 전분기 1.3%포인트에서 4.0%포인트로 확대됐다.

그러나 이 정도로 아직 경기회복을 낙관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내수가 살아났다고 하지만 한은이 밝힌대로 정부의 세제지원 등에 따른 '반짝효과'로 봐야 할 부분이 많고 내수의 핵심이랄 수 있는 서비스산업이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3분기 서비스업 성장률이 0.7%에 불과했음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일부 경제연구소 등에서는 그래서 신차구매 지원 등 부양책의 효과가 사라지는 4분기에는 소비와 투자 증가율이 모두 떨어지며 성장률이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일시적으로 내수가 주도한 성장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내년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5% 안팎으로 비교적 낙관(樂觀)하고 있는 정부는 돌다리도 다시 두드리는 자세로 초긴장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경제를 운용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특히 최근 발생한 두바이 사태는 충격이 아직 별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 여진이 어디까지 미칠지 여전히 알 수 없는 만큼 경계를 결코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 원 · 달러 환율 하락, 부동산 주식 등 자산 버블에 대한 불안, 유가 금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 등 불안요인이 도처에 깔려 있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아울러 최근 고용 없는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 정부는 고용 창출 효과가 높고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내수시장 활성화와 관련 규제완화를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그리고 강도높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