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9호선 타고 '질주'…인천대교 타고 '후진'
올해 서울 · 수도권에 새로 개통된 도로 · 지하철 등 주요 교통시설 가운데 서울지하철 9호선이 주변 집값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하철 노선은 업무용빌딩 밀집지역인 여의도를 비롯,반포 고속버스터미널,강남구 논현동 등 서울시내 주요 핵심지역의 대중교통난 해소에 큰 역할을 하는 바람에 아파트값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경의선 복선화,인천지하철1호선 연장,인천대교 등의 신규 교통시설은 인근 지역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완공된 △인천지하철1호선 연장선(6월1일 개통) △경의선 복선화(7월1일) △용인~서울간 고속도로(7월1일) △서울~춘천간 고속도로(7월15일) △서울지하철 9호선(7월24일) △인천대교(10월19일) 등 6개 주요 대형 교통시설 인근의 주택을 대상으로 연초부터 11월 말까지 집값 변동상황을 조사할 결과,이같이 밝혀졌다.

먼저 지하철 9호선의 지역별 역사와 걸어서 10분 이내 거리에 있는 아파트 가격은 올 한 해 평균 1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지역 올해 평균 집값 상승률 3.7%(올 1~11월)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서초구 잠원 · 반포동 일대 아파트는 23.1~28.6%나 올라 9호선 인근 아파트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양천구 목동과 강서구 공항동도 각각 11.8%와 9.4% 뛰었다. 실제 반포동 '반포자이' 115㎡형 호가는 연초 11억원에서 11월 말 13억5000만원으로 22% 이상 뛰었다. 공항동 강서센트레빌4차 72㎡형도 2억8300만원에서 3억2500만원으로 22% 정도 상승했다.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 개통도 춘천지역 집값을 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춘천에서는 퇴계동 일대 아파트가 10.5% 올랐고, 석사동도 4.0%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 도로가 지나는 남양주 화도읍 일대도 호재로 작용하면서 집값이 2.7% 상승했다. 단지별로는 춘천 퇴계동 뜨란채10단지 110㎡형이 1억6000만원에서 1억8750만원으로 17% 올랐다. 남양주시 화도읍 신도브래뉴 110㎡형은 2억4300만원 선에서 2억7000만원 선까지 높아졌다.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역시 용인 신봉동 일대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치면서 도로 주변 집값이 평균 1.3% 정도 올랐다.

이에반해 인천대교 인근 지역 집값은 연초보다 오히려 0.4% 떨어졌다. 인천 운서동 영종어울림2차 132㎡형의 경우 4억7400만원에서 4억4800만원 선으로 5% 빠졌다.

경의선 복선화 개통도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고양 일산동 산들마을 대림아파트 141㎡형은 현재 시세가 5억원 선인데,이는 올초 대비 3% 정도 빠진 수준이다. 경의선 인근 지역 아파트 값이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였다.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 주변 집값도 역시 호재 역할을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지하철 9호선 인근 지역의 경우 서울 여의도,강남권 등 핵심지역과 연결되는 노선이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반면,인천지하철 연장선과 인천대교 등은 주택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교통 여건 개선과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호재 효과가 약했다"고 설명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