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이라크 중남부 유전의 운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가스공사는 이라크 정부가 오는 11,12일 바그다드에서 실시하는 유전 및 가스전 15곳에 대한 2차 국제입찰에 참여한다고 6일 밝혔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1차 입찰 당시 파트너였던 이탈리아의 에니(ENI)를 비롯한 외국 메이저 업체들과 국제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치안이 안정된 중남부 3개 유전을 대상으로 지분 참여뿐 아니라 운영권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찰 대상 유전 및 가스전은 중부의 메르잔 웨스트키플 이스트바그다드,동부의 길라바트 쿠마르 카쉠-알-아마르 등 15곳으로 확인된 매장량만 총 30억배럴을 웃돈다. 대부분 전쟁과 관리 소홀로 개발이 늦어진 유전들이다.

입찰이 임박하면서 주요 기업 간 '짝짓기'가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전자격심사(PQ · Pre-Qualification)를 통과한 23개국 44개 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거대 석유 메이저인 엑슨모빌(미국)을 비롯해 브리티시페트롤리엄(영국),셸(네덜란드),토탈(프랑스),시노펙(중국),가즈프롬(러시아),페트로나스(말레이시아) 등이 모두 포함됐다.

세계적인 석유 · 가스 기업들이 이라크 유전 확보에 '올인'하는 것은 막대한 매장량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 석유 매장국인 이라크의 확인 매장량은 1150억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 개발 비용도 배럴당 2~3달러 수준으로 다른 나라보다 싸다.

한국 기업으로는 가스공사만 입찰 자격을 확보했다. 이번에는 컨소시엄을 주도해 운영권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석유공사와 SK에너지는 2007년 쿠르드자치정부와 8개 광구에 대한 개발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중앙정부가 실시하는 입찰에는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스공사는 지난 6월 실시된 1차 국제입찰에서는 이탈리아 ENI가 주도한 컨소시엄에 미국의 옥시덴털페트롤리엄 등과 함께 참여,남부 주바이르 유전의 공동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라크 정부와의 최종 계약은 이달 중 체결할 예정이다.

가스공사가 또다시 유전 확보에 성공하면 한국은 쿠르드자치지역에선 석유공사와 SK에너지가,중앙정부 관할 유전에선 가스공사가 각각 자원 개발 사업을 벌이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

석유공사는 유전 발견이 유력시되는 쿠르드 '바지안' 광구의 지하 약 2000m 지점 가까이 시추공을 뚫었다. 최근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성공 여부는 지하 3000m까지 시추가 이뤄지는 내년 초에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