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펀드매니저가 됐고, 이후 어떤 교육을 받았을까. 기라성같은 선배들 못지 않게 자산운용업계의 미래를 짊어진 주니어 펀드매니저의 야심도 다부지다. <한경닷컴>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동 한화증권 4층 아뜨리움에서 자산운용업계 최연소인 주니어(junior) 펀드매니저 4명을 모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입사 2∼3년차인 이들이 어떻게 펀드매니저의 길에 들어섰는 지, 투자원칙은 무엇인지 등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10만원이라도 투자를 해 본 경험이 중요합니다. 적은 돈이라고 해도 실제로 투자를 하면 시장을 이해할 수 있거든요. 펀드매니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주식시장이 몇 시에 시작하고 끝나는 지 등 시장의 구조와 매매 메커니즘을 알고 있어야 하지요.”

의외로 펀드매니저가 되겠다는 사람들 중에 투자 경험이 전무(全無)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 주니어 펀드매니저들의 공통된 이야기였다.

김보람(여·26), 변영근(남·27), 안세윤(여·26), 안현수(남·27) 등 입사한 지 만 2년이 되가는 이들 주니어 펀드매니저들은 펀드매니저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격증보다는 '시장에 대한 관심과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자격증은 펀드 운용의 필수조건인 ‘집합투자자산운용사(RFM)’ 뿐이다. 그것도 이들 모두 입사한 뒤에 이 자격증을 따냈다. 자산운용사에 입사하기 위해 굳이 자격증을 딸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펀드매니저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공부는 무엇입니까?

안현수 유리자산운용 인덱스운용본부 운용역(이하 안현수) :
“요즘 후배들을 보면 펀드매니저가 되기 위해 CFA(공인재무분석사) 등 자격증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자격증이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론보다는 실제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격증은 일을 하면서 관심이 있으면 갖춰나가면 되는 것이고, 우선은 펀드에 대한 책을 읽거나 투자 등을 통해 시장에 대한 공부를 더 했으면 싶어요. 자격증 공부에만 치우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김보람 ING자산운용 멀티에셋인베스트먼트팀 트레이더(이하 김보람) : “저도 자격증보다 중요한 것이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금융시장의 이슈에 관한 신문 기사나 칼럼을 보면서 내용을 정리하고, 증권사 등에서 나온 보고서들을 틈틈이 봤던 것이 지금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관심이 있는 자산이 있다면 주식이든 펀드든 모의로라도 본인이 직접 투자경험을 쌓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변영근 NH-CA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운용역(이하 변영근) : “물론 펀드매니저가 되려면 당연히 ‘집합투자자산운용사(RFM)’ 자격증이 중요합니다. 이 자격증이 있어야 펀드매니저로 활동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자신의 정신건강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펀드매니저 활동을 하다보면 자신의 생각과는 반대로 시장이 움직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때는 자신의 생각을 꺾거나 버텨야 하는데, 주관이 뚜렷해야 버틸 수 있고 사고의 유연성이 있어야 생각의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격증을 따거나 책을 본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를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안세윤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운용2팀 포트폴리오 매니저(이하 안세윤) : “우선은 자기가 왜 펀드매니저를 하고 싶은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공부라고 생각해요. 막연하게 화려하게 조명되는 펀드매니저의 겉모습만 좇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펀드매니저 되고 싶다면 그에 걸맞는 자격과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해야 하죠. 산업의 흐름을 읽거나 기업분석 등 자신이 펀드매니저가 됐을 때 할 일들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준비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펀드매니저가 되고 싶었습니까?

안세윤 : “개인적으로 주식투자를 하다가 체계적인 투자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투자 동아리에 가입하게 됐습니다. 동아리 활동에서 처음으로 기업분석을 접하게 됐고, 산업 내에서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는 일이 의미 있고 재미있어서 평생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투자로 돈을 버는 것보다 우선은 투자의 기초부터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서 펀드매니저의 길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애널리스트보다 펀드매니저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투자에 대한 최종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이 펀드매니저이기 때문입니다.

또 애널리스트는 한두 가지 업종을 보지만 펀드매니저는 경기 전반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필요하죠. 충분히 도전해보고 싶은 매력적인 직업이었습니다.”

안현수 : “저같은 경우는 우연히 접한 신문 기사가 하나가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한국 국부펀드인 한국투자청(KIC)이 생기는데, 이 회사의 CIO(최고투자책임자)로 외국인을 초빙한다는 기사였습니다.

한국의 국부를 투자하는 펀드조차도 외국인을 데려와서 운용해야 하는 현실을 보면서, 금융산업에 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제가 금융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수출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듯, 저는 펀드산업을 통해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한 것이죠."

변영근 : “저는 처음에 금융권 공기업에 들어가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 선배가 ‘공기업은 정책이 바뀌면 사라질 수도 있는데 왜 네 인생을 거기에 걸려는 거냐?’고 하더라고요. 그 선배에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당시 자산운용 쪽에도 관심이 많아 자산운용사에 들어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2007년 11월쯤부터 자산운용협회에서 나온 자산운용사 목록을 보고 무작정 전화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학교 다니는 누군데 뽑아달라고요. 한 열 번 거절을 당하니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데요. 아무래도 국내 운용사는 보수적으로 사람을 뽑을 수 있겠다 싶어서 그 때부터는 외국계나 외국계 합작사만 골라서 전화했죠.

그러던 중 NH-CA자산운용에서 이력서를 내보라는 연락이 왔고, 대학 마지막 학기동안 그곳에서 인턴으로 6개월 근무한 뒤 정식 채용됐습니다.”

김보람 : “저는 바로 자산운용사에 입사한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하나금융 경영연구소 산업분석팀에 입사했었습니다. 이곳에서 산업에 대한 리서치 업무를 하고 있다가, 지인의 소개로 ING자산운용 쪽에 비공개 인터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대학 때 투자이론 수업을 통해 ‘마젤란펀드’와 같은 유명 펀드들의 운용사례를 접하면서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졌던 터라, 용기를 내어 지원했고 인연이 닿아 펀드매니저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죠.

뉴질랜드 오클랜드대에서 금융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처음부터 펀드매니저를 고려한 공부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업무에 필요한 기초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지금의 회사에 입사했습니까?

안현수 : “저는 인덱스펀드로 지원 분야를 집중 공략했기 때문에 지금의 회사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 때 주식 투자를 많이 했었는데요. 당시 NHN에 투자해 꽤 많은 수익을 올렸죠. 그러나 인덱스펀드에 대한 수업을 들으면서 ‘아! 내가 아무리 머리를 많이 굴려봤자 지수 수익률을 능가할 수는 없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매수 후 지속적으로 보유했다면 모를까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며 매매를 많이하다 보니, 결국 적지 않은 투자비용을 지불하게 된 것이죠. 때문에 거래횟수를 줄이는 동시에 위험분산을 하는 인덱스펀드에 매력을 느끼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시장수익률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가 제 투자철학과 맞다고 생각하고, 인덱스펀드 부문에만 지원을 했죠. 한 2∼3군데 떨어진 다음에야 유리자산운용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인덱스펀드에 대한 저의 확고한 생각이 인덱스펀드 중심의 유리자산운용 면접관들에게 좋게 비춰진 것 같습니다.”

안세윤 :
“저도 제 꿈이 펀드매니저였기 때문에 계속 자산운용사에만 지원했습니다. 당시 여러 자산운용사의 전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중이었는데, 운 좋게 한국투신운용에 들어가게 됐죠. 입사 시험은 따로 없었고, 서류전형과 면접만이 있었습니다.

면접 당시 강신우 한국투신운용 부사장이 ‘펀드매니저는 터프한 직업인데 왜 하고 싶냐’, ‘투자경험은 있느냐’, ‘네가 생각하는 기업가치는 무엇이냐’ 등을 물어봤습니다.

저는 순발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였기 때문에 이야기를 멋있게 꾸밀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시절 하이닉스와 신세계 등에 주식투자를 해봤던 경험과 동아리활동을 통해 얻은 '변화를 시도하려는 기업에 투자하라'는 제 투자관을 솔직하게 얘기했습니다.

굳이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되는 저만의 강점을 찾는다면 저는 하고 싶은 일이 명확했고, 그에 대한 경험을 꾸준히 쌓아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펀드매니저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습니까?

안세윤 : “자격증 준비보다는 관련동아리에서 기업분석 활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대학교 3학년 2학기때 들어간 ‘서울대 투자동아리’에서 산업에 대한 공부와 해당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분석 모델들을 배웠습니다.

거의 매일 투자동아리 사람들은 만났죠. 같은 조에 속한 조원들과 기업탐방도 가고, 2주에 한 번씩 하나의 기업에 대한 분석을 했습니다.”

안현수 : “대학교 시절 제 전공인 산업공학에 금융공학 연계 전공이 생겨서 금융공학과 금융수학 등을 배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포트폴리오 최적화 이론과 파생상품 가격결정 이론 등을 알게 됐죠. 이미 투자관련 일을 하기로 마음먹은 터라 제가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들만을 골라 지원했습니다.

증권사의 경우는 파생상품 가격결정 이론 공부가 필요한 장외 파생상품 쪽을, 자산운용사는 포트폴리오 최적화 이론이 도움이 되는 인덱스펀드 쪽을 지원했죠.”

변영근 : “저는 자산운용에 대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투자대상인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전공인 경제학 공부 이외에 회계와 재무에 관한 공부를 추가적으로 했습니다. 펀드 운용과 관련된 공부와 더불어 세제, 법규 쪽도 관심을 가지고 준비했습니다.”

-입사 이후 어떤 교육과정을 거쳤습니까?

변영근 : “NH-CA자산운용에서 제가 처음 한 일은 크레딧(credit) 애널리스트입니다. 개별 회사채의 수익률 변화를 전망하는 일인데요. 제가 인턴으로 첫 출근한 날이 2007년 12월17일인데 당시 크레딧애널리스트 분이 3월에 출산 휴가를 가시기 때문에 첫 날부터 인수인계를 받았습니다.

자료정리법과 신용평가방법론 등을 공부했죠. 이후 채권 트레이더 한 분이 회사를 옮기셔서 트레이더가 돼 시장 호가 보는 법, 거래체결 및 결제 방법 등을 배웠습니다. 특별히 신입 교육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었고, 업무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은 제가 공부한 이후 모르는 것을 그때그때 선배들에게 물어보는 식으로 교육 받았습니다.

특히 선배들이 숙제를 참 많이 내줬습니다. 과거의 자료를 주고 그 자료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을 알아보라고 하면, 제가 우선 알아보고 놓친 부분에 대해 선배들이 알려주시는 방식이었죠.

지금 맡고 있는 ‘MMF(머니마켓펀드)’ 운용은 올 8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도 운용 법규와 실전거래법을 제가 먼저 공부한 뒤, 선배들에게 일대일로 매매타이밍 등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안세윤 : “저는 2007년 12월에 공채로 입사한 후 약 한 달간 각 부서들의 업무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서배치가 이뤄졌고, 이후에는 한국투자증권 신입직원들과 함께 10일간 합숙연수를 갔습니다. 금융관련 이론에 대한 교육보다는 회사 전반에 대한 설명과 조직생활에 대한 교육이 대부분이었죠.

업무 지식과 관련해서는 각 업종이나 종목 등에 대한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모인 세미나나 포럼 등에 참석하고, 매일 발간되는 증권사 보고서를 보며 개인적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또 운용과 관련된 법규나 펀드회계 등 실무를 익히기 위해 자산운용협회 연수 프로그램도 참여한 적이 있네요.

회사 차원에서는 정기적으로 직업윤리와 운용철학에 대한 생각을 교환하고, 교육받는 시간이 있습니다. 저도 우선은 제가 공부하고, 이후 선배들을 통해 관련 지식을 보강하는 형식으로 교육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김보람 :
“2008년 3월 ING자산운용에 입사해 처음 한 일은 그날 아침에 발표되는 거시경제 지표들을 정리해 팀원들에게 보내주는 일이었습니다. 이후 펀드의 유동성 체크 및 관리 업무를 하다가 지금은 글로벌 AI(Alternative Investment·대체투자) 펀드의 트레이더로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업무 관련 교육은 대부분 인수인계를 통해 전임자로부터 일대일로 배웠습니다.

최근에는 선배들이 내는 주문을 제가 트레이딩하게 되는데 주문을 실행하면서 왜 이런 타이밍에 해당하는 주문을 내셨는지 등을 짐작하기도 하고 이유를 물어보며 투자 아이디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안현수 : “2008년 1월 유리자산운용에 입사한 이후 퀀트팀(계량분석 담당팀)에서 6개월 정도 계량분석 업무와 논문 등을 읽고 시장예측모델을 만드는 일은 했습니다. 매달 나오는 경제지표의 수치를 업데이트하는 것이 제 임무 중의 하나였죠. 저도 교육은 특별히 다른 과정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선배에게 사안별로 때마다 익혔습니다.

스스로 알아봐서 답을 구한 뒤, 더 궁금한 것은 물어보면 선배들이 큰 틀을 잡아주셨죠. 결국 관련업무를 주도적으로 익혀나가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준 것이 궁극적으로 펀드매니저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안현수 : “인덱스펀드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입사 후 6개월 이후부터 운용했으니까 이제 약 1년6개월이 됐습니다. 인덱스펀드가 매매가 많지 않고, 팀 운용을 기본적으로 하기 때문에 저도 운용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아침 7시께 출근하고, 아침 팀회의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틀의 한 번꼴로 짧게 열립니다. 인덱스펀드는 기본적으로 미리 정해놓은 매매구간이라던가 매매시점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 큰 사건이 없으면 대부분 조용하게 하루를 보냅니다.

개인적인 꿈은 인덱스펀드의 창시자 '존 보글'과 같이 인덱스펀드 운용에 있어서 제 이름을 남기고 싶습니다."

변영근 :
"올 8월부터 제 위의 시니어 펀드매니저와 6조원 규모의 머니마켓펀드(MMF)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따로 아침에 회의가 없어서 8시 정도에 출근한 뒤 운용계획을 짭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정신없이 바쁘죠. 처음에는 미지의 세계에서 어쩌나 했는데, 주식형펀드가 성장성과 시장 이슈 등 여러가지 변수를 보는 것과 달리 MMF는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MMF의 투자 대상인 자산의 가격은 대부분 금리에 의해 결정되는데, 금리의 움직임을 해석하고 이것을 보는 저의 눈이 커갈 때 보람을 느낍니다. 물론 제가 운용하는 펀드의 성과가 좋을때 가장 기분이 좋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안세윤 : "아직 직접적으로 펀드를 운용하지는 않고 있고, 탐방보고서 작성을 통해 '한국의힘', '셀렉트가치' 등 팀에서 운용하는 펀드의 지원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기업탐방은 지난해 3월부터 나가기 시작해 지금까지 약 400개의 기업을 둘러본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의 꿈은 제가 직접 투자결정을 내리는 펀드를 운용하는 것입니다."

김보람 : "해외펀드 내의 환헷지(통화선물,선도환), 환전, 해외상품선물, 해외주식, 해외수익증권 등 트레이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제가 트레이딩하는 해외펀드는 14개, 순자산 기준 970억원 규모로 저 외에 두 분의 매니저와 함께 한 팀을 이루고 있습니다.

해외펀드가 대상이다 보니 한국, 유럽, 미국 등 순차적으로 열리는 증시를 모두 챙겨야해서 야근이 꽤 많습니다. 무엇보다 업무관련 공부에 대한 욕심이 나는데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시도하지 못할 때면 뒤쳐지는 느낌이 들죠. 이 때가 가장 힘듭니다.

아직 한국에는 대체투자와 해외펀드의 시장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분산투자를 위한 대체수단으로서 앞으로 다양한 해외펀드가 한국에서 자리잡는데 기여하는 것이 펀드매니저로서의 제 꿈입니다.

-펀드매니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김보람 : "아직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저처럼 운용에 꿈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보셨으면 하는 점은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에서 연상되는 여러 가지 화려한 면과 실제는 다른 점이 많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출발단계(entry level)에서는 실제 맡게 되는 업무가 기대했던 바와 다르다는 것에서 오는 실망감도 클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자산운용사는 상대적으로 신입 수요가 많지 않고 주로 경력직 위주 채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졸업 후 곧바로 운용사에 취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하셨으면 합니다.

나중에 펀드매니저로 이직할 때 도움이 될 만한 관련 직종, 가령 애널리스트 등으로 취업 선택의 폭을 넓혀 놓는 것도 한 방법으로 생각됩니다. 또 신입으로 운용 팀에 입사를 하더라도 정식 펀드매니저로서 운용할 수 있기까지는 짧지 않은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해외자산 투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업무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영어 능력을 갖추는 일도 중요합니다."

변영근 : "학점에 집착하지 말고 그 시간에 경제신문 읽기나 경제활동 참여를 통해 산 지식을 배우길 바랍니다."

안현수 : "운용업은 특히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업종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적인 욕심을 앞세우면 절대 안 되고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하다 보면 엄청난 책임감 속에서 일하게 됩니다. 밖으로 비춰지는 화려한 면만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생각하고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안세윤 : "펀드매니저가 되고 싶다면 우선 주변에 일어나는 산업의 흐름에 더 많은 관심을 갖으세요. 그리고 하나의 기업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경험을 많이 쌓으신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글=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사진=한경닷컴 양지웅 기자 yang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