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의 하남산업단지가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천공장 이전을 계기로 국내 최대 백색가전단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삼성전자 대우일렉 등 단지내 가전업체들이 내년 냉장고 세탁기 생산량을 올해보다 20% 이상 늘리기로 결정,관련 부품업체 증설도 뒤따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광주 지역경제 회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7일 지역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일렉은 그동안 이전의 걸림돌이었던 인천공장 부지 매각이 전격 성사되면서 이르면 이달 말부터 광주 이전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우일렉은 소형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라인인 인천공장을 광주로 이전시켜 내년 2월부터 본격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우일렉 광주공장에선 근로자 560여명이 전자레인지 세탁기 청소기 냉장고 등 5개 품목을 생산해 연간 6900여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여기에 인천공장 라인이 옮겨오면 2000억~3000억원 정도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인천공장 직원 중 200명은 광주로 이사할 예정이며 광주 현지 공장에서도 200여명 안팎의 신규 인력이 충원된다.

대우일렉은 생산라인 통합에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서울에 있는 본사를 광주로 옮기고 대대적인 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어 내년에는 생산물량을 올해보다 25~30%가량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광주전자도 내년 생산량을 올해보다 20%가량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내년 경영설명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내년 생산 목표대로라면 세탁기 생산량은 160만대에서 190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냉장고의 경우 내년에 15% 증산 목표가 달성되면 매출도 올해 4조원대보다 10%가량 늘어난 4조5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대우일렉과 삼성광주전자의 증산 목표에 따라 협력업체들도 내년 매출을 늘려잡고 생산라인 확충에 나서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하남산단내 삼성전자 협력업체 A사는 80억원을 들여 냉장고와 세탁기 부품라인을 증설 중이다. B사는 20억원을 들여 기존 세탁기 부품 생산시설을 최신시설로 교체하고 있다.

최근 대우일렉 인천지역 협력업체 6~7곳(종업원 1400여명)이 광주로 옮겨오고 성문정밀 등 수도권 소재 협력업체 17곳은 하남산단 인근인 나주 담양 등지로 이전하기 위해 전남도와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대우일렉 이전효과가 전남지역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광주시의 '디지털 가전메카 프로젝트' 중 하나인 가전로봇지원센터가 내년에 착공해 2011년 9월 문을 열면 광주지역 디지털 가전산업의 고부가가치화도 촉진될 전망이다. 이 센터는 국비 169억원,시비 60억원,민자 53억원 등 모두 282억원을 들여 광주테크노파크 내 1만6500㎡ 규모에 홍보관,기업제품전시관,시제품생산실,개발 · 시험실,창업보육실,기업부설연구소 등을 갖추게 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삼성광주전자와 대우일렉,캐리어 등 지역 가전업체의 연간 매출은 현재 7조원 수준이나 향후 백색가전과 IT,광산업,로봇산업 등이 융합하면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2014년에는 광주가 '가전 매출 10조원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