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10월 선보인 새로운 컴퓨터 운영시스템(OS) 윈도7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PC 시장과 D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일부에서는 업체들의 PC 생산량이 주문을 따라잡지 못해 소비자들이 제품을 받기까지 몇 주씩 기다려야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반도체업체들은 PC업계 호황으로 DDR3와 같은 프리미엄 D램 수요가 급증,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PC업계 "노트북 판매 쑥쑥"

요즘 국내 PC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각 업체마다 지난달 판매량이 전달과 비교해 15~20%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다. 노트북PC가 특히 윈도7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판매가 80% 가까이 늘어났다"며 "초슬림 노트북 제품인 센스 울트라씬 X420,X170과 같은 모델이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데스크톱PC보다 크기가 작고 가벼운 노트북 제품들이 학생과 여성 고객 등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 PC 수요를 일으키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일부 인기 있는 제품은 몇 주씩 대기해야 할 정도로 노트북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최근에는 휴대성이 뛰어나면서 성능도 데스크톱 못지않은 초슬림 노트북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PC업체들은 여기에 "윈도7이 성능이 좋다더라"는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겹치면서 기업들의 PC 구매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PC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HP 온정호 전무는 "기업들이 내년 초부터 PC 구매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윈도7 출시 효과에 힘입어 국내 PC 시장이 올해 450만8000여대 규모에서 내년께엔 461만여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D램값,한 달 새 15% 상승


PC 시장이 출렁이면서 D램업계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 윈도7의 구동속도를 뒷받침해줄 메모리 반도체로 DDR3 D램이 각광받고 있는 것.DDR3 D램은 기존 DDR2 제품에 비해 성능이 50~60% 이상 좋다. 세계 D램업체 가운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만이 DDR3를 생산하고 있어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윈도7 출시를 크게 반겼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초 0.94달러(1기가비트 고정거래가 기준)에 불과했던 DDR3값은 PC업체들의 수요가 늘면서 지난달 말 2.25달러까지 치솟았다. 10월 말(1.94달러)보다 16% 가까이 상승했다.

DDR3 제품 수요가 늘어나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DDR3 생산비중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연말까지 DDR3 비중을 전체 D램 생산의 5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40나노급 기술로 2기가비트 DDR3 D램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윈도7 출시가 D램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내년 D램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NH투자증권의 서원석 연구원은 "내년에는 중국 PC 시장의 수요 확대와 기업 PC 수요 증가 등으로 D램 시장이 28%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예/안정락 기자/김유대 인턴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