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보험'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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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화 4일만에 부활로 가닥…방카슈랑스 5년간 적용유예
농협보험 설립을 놓고 정부가 소신 없이 휘둘리고 있다. 농협과 민간보험업계의 반발이 거세게 일 때마다 정부가 입장을 계속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 차관회의에서 백지화시킨 '농협보험 설립'을 다시 논의키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열릴 국무회의에서 농업중앙회의 공제사업 부문을 떼어내 NH금융지주회사 아래에 'NH보험'을 만드는 농협법 개정안이 의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보험을 두고 혼란이 시작된 것은 지난 10월28일.농림수산식품부가 농협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기존 농협중앙회가 해온 공제사업을 농협보험으로 분리해 NH금융지주의 자회사로 두겠다고 하면서부터다.
농림부는 농협 지역조합을 '일반 보험대리점'으로 규정해 '방카슈랑스 룰'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규정했다. 방카슈랑스 룰이란 특정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 수 없고 창구판매 직원을 2명 이하만 둘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보험업계가 반발하자 금융위원회는 방카슈랑스 적용 예외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줄이고,이 기간 중 방카슈랑스 비율을 단계적으로 100%에서 25%까지 낮추는 한편 지역조합도 방카슈랑스 룰을 적용받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농협 측이 "그럴 바에는 지금 형태를 유지하는 게 낫다"며 금융위안을 거부하자 정부는 지난 3일 차관회의에서 농협 공제사업(보험)을 지금처럼 농협중앙회의 한 사업 부문으로 남도록 했다. 하지만 이후 농협 측이 내부 논의 과정에서 "금융위안이라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바꾸자 다시 개정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입장을 뒤집었다. 정부는 방카슈랑스 예외 기간을 5년으로 축소한 금융위안을 다음 번 국무회의에 올리기로 방향을 잡았다.
보험업계는 이 같은 방안에 당장 반발하고 있다. 다만 방카슈랑스 예외 기간이 5년으로 줄어들고 농협 회원조합이 방카슈랑스 룰을 적용받는 '금융회사 보험대리점'으로 규정되면 잃어버릴 게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보험업계가 금융위안을 수용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정부안이 계속 변하고 있어 보험업계가 입장을 정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농협 눈치를 보면서 매일 입장을 바꾸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입법을 하면서 관련 이익단체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농협은 조합원이 244만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인 만큼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 차관회의에서 백지화시킨 '농협보험 설립'을 다시 논의키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열릴 국무회의에서 농업중앙회의 공제사업 부문을 떼어내 NH금융지주회사 아래에 'NH보험'을 만드는 농협법 개정안이 의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보험을 두고 혼란이 시작된 것은 지난 10월28일.농림수산식품부가 농협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기존 농협중앙회가 해온 공제사업을 농협보험으로 분리해 NH금융지주의 자회사로 두겠다고 하면서부터다.
농림부는 농협 지역조합을 '일반 보험대리점'으로 규정해 '방카슈랑스 룰'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규정했다. 방카슈랑스 룰이란 특정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 수 없고 창구판매 직원을 2명 이하만 둘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보험업계가 반발하자 금융위원회는 방카슈랑스 적용 예외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줄이고,이 기간 중 방카슈랑스 비율을 단계적으로 100%에서 25%까지 낮추는 한편 지역조합도 방카슈랑스 룰을 적용받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농협 측이 "그럴 바에는 지금 형태를 유지하는 게 낫다"며 금융위안을 거부하자 정부는 지난 3일 차관회의에서 농협 공제사업(보험)을 지금처럼 농협중앙회의 한 사업 부문으로 남도록 했다. 하지만 이후 농협 측이 내부 논의 과정에서 "금융위안이라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바꾸자 다시 개정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입장을 뒤집었다. 정부는 방카슈랑스 예외 기간을 5년으로 축소한 금융위안을 다음 번 국무회의에 올리기로 방향을 잡았다.
보험업계는 이 같은 방안에 당장 반발하고 있다. 다만 방카슈랑스 예외 기간이 5년으로 줄어들고 농협 회원조합이 방카슈랑스 룰을 적용받는 '금융회사 보험대리점'으로 규정되면 잃어버릴 게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보험업계가 금융위안을 수용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정부안이 계속 변하고 있어 보험업계가 입장을 정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농협 눈치를 보면서 매일 입장을 바꾸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입법을 하면서 관련 이익단체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농협은 조합원이 244만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인 만큼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