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수도 평양에 300m 깊이의 비밀 땅굴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7일 자유북한방송에 출연,"(전쟁 등) 유사시 김정일 위원장 등 수뇌부의 대피로로도 쓰일 수 있는 비밀 땅굴이 있다"며 "평양 지면 아래 약 300m지점에 지하철도(지하철)와 다른 제2의 지하세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땅굴은 남포와 순천,영원 등 주변 40~50㎞까지 뻗어 있다"고 덧붙였다. 1997년 남한에 망명한 황 전 비서가 평양의 '비밀 땅굴'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지하철은 100~150m 깊이에 건설,핵공격과 같은 유사시 초대형 방공호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전 비서의 말이 사실이라면 평양 지하철보다 방호력이 한 단계 높은 초대형 '지하 벙커'가 하나 더 존재하는 셈이 된다.

황 전 비서는 "수십년 전 우연히 평양 지하철과 연결된 비밀 지하땅굴에 직접 가봤다"며 "지하철도 공사 경비대장이 찾아와 병사들과 대학생들 간의 폭행사건 처리를 부탁하며 공사현장에 데려갔다"고 밝혔다. 그는 "평양에서 순천의 자모산까지 뚫린 40㎞ 땅굴 속에는 깨끗한 샘물과 새파란 풀이 있었다"며 "평양 철봉산 휴양소에서 남포항까지 땅굴을 뚫어놨는데 이곳을 통해 유사시 김정일 위원장 등이 중국으로 도주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평양 300m 지하에 김정일 탈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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