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이가 30대 중반인 사람이 25년 뒤인 은퇴 시점에서 4억원의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하려면 적어도 월 60만원은 저축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위해 개인연금저축, 연금보험, 적립식펀드에 반드시 가입하고 퇴직연금으로 보완하는 생애 재무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2인 최저 생활비를 기준으로 25년 뒤 은퇴를 계획하고 있는 투자자가 은퇴 시점에서 필요한 자금은 4억원 정도로 분석됐다.

이는 25년 후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연간 최저생계비(2094만원)에다 80세까지 20년간 생존하고 은퇴자금에서 연 4.5% 정도의 수익이 나올 것이라는 가정아래 산출된 것이다. 4억원을 가지면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여기에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퇴직연금,보유주택 등이 더해지면 은퇴생활이 어느 정도 보장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이 자금을 25년간 마련하기 위해 주식형과 채권형을 6 대 4의 비율로 투자,연 평균 6%의 수익을 얻는다고 가정할 경우 매년 696만원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월 60만원 정도는 저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증권사 김도현 연구위원은 준비된 은퇴를 위한 첫걸음으로 개인연금저축과 연금보험,적립식펀드,퇴직연금 가입을 강조했다. 특히 월 60만원을 개인연금저축(월 25만원)과 연금보험(월 25만원),적립식펀드(월 10만원)에 각각 나눠 투자할 것을 권했다.

개인연금저축은 소득공제를 통해 추가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하고 세제 효과를 보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유도한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금보험은 연금 개시 이후 보장된 기간까지 약정된 금액을 안정적으로 비과세로 받을 수 있어 우선적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적립식펀드는 장기 분산투자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긴급한 상황에서 해약해 쓸 수 있는 '비상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삼성증권은 퇴직연금에 대해 퇴직금이 자동으로 적립되는 것이어서 근로자의 추가적인 부담이 없으면서도 은퇴생활 보장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적립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고용 상황이 유동적이거나 연봉에서 성과급 비중이 높으며 일정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확정기여형(DC형)을 선택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DC형은 기업 부담금이 확정되고 궁극적 책임이 근로자 개인에게 있는 반면 확정급여형(DB형)은 운용 책임이 기업에 있고 퇴직시 정해진 수준의 급여가 지급된다.

김 연구위원은 또 자금을 무리하게 굴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 평균 6~7%(세후기준) 정도가 은퇴 준비를 위한 가장 합리적인 투자수익률"이라며 "현재의 저축액으로 은퇴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된다면 무리하게 수익률을 올리려하지 말고 저축 규모를 늘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 수익이 높으면 투자위험도 커지게 마련이어서 자칫 귀중한 노후 자금을 날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