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는 내년에 '턴어라운드'(실적 대폭 개선)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제품 다각화 노력이 빛을 발하며 재도약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올 2분기까지 7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왔던 하이닉스는 3분기엔 20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8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키움증권은 올 4분기와 내년에도 이 같은 극적인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김성인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에 따라 주력인 DDR2 및 DDR3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가격 강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이닉스는 이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 격차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 달러 환율 하락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전망이 수출업종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지만 하이닉스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은 재료비 비중이 절대적으로 낮아 원가 개선이 가능하고 중국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오히려 수혜가 예상된다"며 "내년 영업환경이 어떤 업종보다 우호적인 반도체 산업의 세계 2위그룹 선두주자라는 점에서 매력이 크다"고 진단했다.

내년이 본격적인 성장주기의 초입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이후 연간 2조원의 설비투자와 1조5000억원의 차입금 상환이 가능한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년 후 하이닉스의 경쟁력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중 분기별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나타낼 경우 연간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D램 가격 하락 및 인수합병(M&A)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다. 가격 하락은 대만과 일본 업체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하이닉스엔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에 M&A프리미엄이 반영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달 들어 증권사들이 내놓은 적정주가는 1만7500(삼성)~2만9000원(KB투자) 수준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