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들이 새해 신모델을 대거 들여온다. 확정된 것만 20여종에 달한다. 검토 중인 모델을 포함하면 줄잡아 30여종이 선보일 전망이다. 소비자들로선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셈이다. 수입차 업체들이 신차를 국내에 들여오기로 한 것은 이른바 '도요타 효과'때문이다. 도요타가 지난 10월 선보인 캠리는 단숨에 수입차 모델별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수입차 업계에선 이에 한껏 고무됐다. 수입차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선이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수입차 업체들은 불투명한 경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내년 확 바뀐 주력 모델들을 들여오기로 하는 등 공격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 공격모드로 전환한 유럽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BMW코리아다. 내년 상반기에 중형 세단 5시리즈의 완전 변경 모델을 선보인다. 올 하반기에 대형 세단 7시리즈의 풀 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을 내놨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타석 홈런'을 때릴 기세다. 'BMW 528'이 올해 수입차 베스트 셀링카 3위에 오를 정도로 5시리즈는 BMW코리아의 주력 모델이다.

신형 5시리즈는 이달 초 LA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배기량 4800ℓ,8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차체 전면을 특수 알루미늄으로 제작하는 등 기존 모델보다 가벼워져 핸들 조작이 간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동급 모델 가운데 휠 베이스(앞바퀴축과 뒷바퀴축 간 거리)가 가장 길다"며 "넓은 실내 공간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BMW의 첫 하이브리드카인 '액티브 하이브리드 X6'(5월 출시 예정)도 관심 대상이다. 정지 후 단 5.6초 만에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등 동력 성능이 웬만한 스포츠카를 능가한다. 소형 SUV 'X1' 역시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알아서 서는 자동차' 등 안전한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굳힌 볼보코리아는 'The New Volvo S60'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한다. 자동차만 인식했던 기존 모델과 달리 사람과 자전거도 알아보고 충돌 직전에 멈춰 서는 특징을 갖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신형 골프'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내년 상반기 6세대 고성능 디젤 버전인 '골프 GTD'를 들여온다. 최고 출력이 170마력에 달해 디젤 엔진을 장착한 골프 중 가장 강력한 동력 성능을 자랑한다.


▶▶▶반격 나서는 미국계


미국업체들의 반격도 매섭다. 올 하반기 대형 세단 '토러스' 출시로 자신감을 얻은 포드코리아는 내년에 '퓨전'과 '포커스'로 여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퓨전은 미국에서 도요타 캠리,혼다 어코드,현대차 쏘나타 등과 경쟁하는 모델로 올해(11월까지 누계) 미국 내 베스트 셀링카 10위권에 입성하기도 했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 상륙하는 모델은 디자인 등에서 부분 변경된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A모터쇼에서 공개한 콤팩트카 '포커스'는 포드가 소형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출시한 야심작이다.

GM 코리아의 캐딜락은 CTS 스포츠 왜건,556마력의 고성능 세단 CTS-V,CTS 쿠페 등 3종을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크라이슬러도 그랜드체로키 신형모델을 내년에 들여와 국내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 가격파괴 이어갈 일본계

일본 수입차 업계에서 주목받는 모델은 내년 1월 선보일 닛산의 '뉴 알티마'와 혼다의 하이브리드카 '인사이트'다. 닛산은 뉴 알티마의 2.5ℓ 모델의 가격을 3390만원으로 책정,기존 모델 대비 300만원 싸게 내놨다. 이는 동급의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보다 싸다. 도요타가 주도한 수입차 가격 파괴를 잇겠다는 전략이다.

인사이트도 내년,한국에 상륙한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이제 들여올 때가 무르익었다"며 "본사와 출시 시기를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는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함께 일본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이 밖에 페라리는 최첨단 기술의 종합체라고 자랑하는 '458이탈리아'를,마세라티는 첫 4인승 컨버터블 '그란카브리오'를 선보인다.

한편 올해 돌풍을 일으켰던 도요타(렉서스 포함)와 메르세데스벤츠는 내년 상반기까진 국내에 들여올 차량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