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CC TDI'를 타 보면 세 가지 점에 놀란다. 쿠페와 세단을 결합한 말끔하고 유려한 외관이 우선 시선을 사로 잡는다. 배기량 2000cc 엔진의 공인 연비가 ℓ당 16.2㎞에 달하는 점도 운전자를 뿌듯하게 만든다. 게다가 미리 말을 하지 않으면 처음 탄 사람들은 디젤 엔진임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정숙성도 뛰어나다.

CC는 올해 2월 출시됐다. 수입 쿠페 중에선 단기간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10월까지 871대가 팔렸다. 이 가운데 735대가 이번에 시승한 TDI다. 이 정도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1000대를 무난히 넘길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전망이다.

보통 쿠페하면 2인승을 떠올리지만 CC는 4도어다. 뒷좌석에 들어 가려면 앞좌석을 제치고 허리를 구부려야 하는 2인승 쿠페의 번거로움이 CC엔 없다. 뒷좌석 공간도 어지간한 중형 세단 수준이다. 앞,뒤 좌석 모두 스포츠 버킷 시트가 장착돼 있는 것도 역동성을 더욱 강조해 준다. 레이싱카용 시트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딱딱해 보여 불편하겠지 생각하면 오산이다. 허리에서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곡선이 몸과 꼭 맞아 장거리 운전 시 허리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CC의 연비 효율성은 쿠페로 분류된 수입차 중에서 가장 높다. 동력 성능 역시 만족스럽다. 170마력(4200rpm)의 CC 2.0 TDI는 6단 DSG 기어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 강력한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 1750~2500rpm의 넓은 실용 영역에서 최고의 토크를 발휘한다. 언제든 앞 차를 추월할 힘을 갖췄다는 얘기다. 최고속도는 시속 224㎞다.

'어탭티브 섀시 컨트롤'은 주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주행 상태와 도로의 상황,핸들 조작 등에 맞춰 서스펜션의 상태가 자동으로 바뀌는 기술로 평소에는 안락한 세단의 승차감을 제공하지만 속도를 높이거나 급격하게 핸들을 조작할 필요가 있을 땐 스포츠카처럼 서스펜션이 단단해지면서 차체 안정성을 높인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