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트렌드 세터들의 아이콘처럼 자리 잡은 차가 있다. 바로 '미니(MINI)'다. 작고 앙증맞은 외모 때문에 폭스바겐 비틀과 종종 비교되긴 하지만,둘의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 비틀이 무채색의 무난한 선택이라면,미니는 알록달록한 개성파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애초 두 차량의 시작은 비슷했다. 각각 세계대전과 석유파동이라는 위기 속에서 성인 4명이 탈 수 있는 경제성 있는 대중차를 목표로 개발됐다. 미니는 여기에 미니어처와 같은 크기의 최고의 소형차를 개발하라는 미션이 더 추가된 정도랄까. 하지만 그것이 큰 차이를 만들었다.

비틀의 역사에서 포르쉐 박사가 빠질 수 없듯이,미니를 이야기할 때는 카 디자이너 '알렉 이시고니스'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카 디자이너는 외관 디자인뿐 아니라 섀시,엔진 등의 설계와 엔지니어 역할까지 두루 맡았는데 이시고니스는 이 분야에서 천부적으로 타고난 감각을 발휘했다.

당시 중동 지역 분쟁으로 유가가 폭등하자 유럽 각국에서는 높은 연료 효율을 가진 소형차 개발에 몰두했다. 영국의 BMC라는 자동차 회사에서도 새로운 소형차 개발 프로젝트를 시도했는데 알렉 이시고니스가 그 책임자였다.

2년 1개월 만에 완성된 미니의 길이는 약 3m,넓이는 1.4m,높이 1.35m에 불과했지만 어른 넷이 타기에 충분했다. '작은 차체, 넓은 실내'라는 자신만의 디자인 컨셉트를 구현해낸 이시고니스는 이 밖에도 미니를 통해 앞바퀴 굴림,가로배치 직렬 엔진 등의 획기적인 기술도 선보였다.

이렇게 출시된 미니는 영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서민부터 귀족,심지어 영국 여왕에 이르기까지 소유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는다. 비단 영국에서뿐 아니었다. 유럽 각국 등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시고니스에게 작위까지 수여하기에 이르렀다.

소형차의 혁명을 일으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끈 미니는 사람이 아닌 자동차 그 자체로 스타덤에 오른 셈이다. 패션디자이너 메리콴트가 미니에서 영감을 받아 '미니스커트'가 탄생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질 정도다.

미니는 작고 예쁜 차에 만족하지 않고,1964~1967년까지 몬테카를로랠리에 참가,연속우승하는 등 성능 면에서도 비약적 발전을 이룬다. 외모뿐 아니라 달리는 즐거움,역동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내실까지 갖춘 것이다.

지금 미니는 도장 컬러,인테리어 재질,트림,휠,미러캡,방향지시기,밸브캡 등 세세한 부분까지 선택할 수 있기에 남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미니를 창조하고 연출할 수 있다. 젊은이들은 자신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미니에 열광하고,미니는 단순히 자동차를 넘어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수입포털 겟차 대표 choiwook@getch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