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시장에는 "치킨집 수명은 휴대폰보다 짧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치킨업계의 부침이 심하다는 얘기다. 전국적으로 프랜차이즈 체인 본사만 300여개가 넘고,가맹점은 3만5000여개에 달한다. 올해도 웰빙 트렌드를 타고 수많은 신규 치킨 브랜드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10년 이상 장수하는 브랜드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치킨점은 전문기술이 필요하지 않고,초기 투자비가 크지 않아 초보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가 높다. 치킨점 창업은 프랜차이즈 형태가 대부분이어서 좋은 브랜드를 고르는 게 성패를 좌우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치킨점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소비 트렌드를 잘 파악해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 며 "적어도 2~3년 이상 검증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멕시카나 20년 넘겨

부침이 심한 치킨 시장에서도 20년을 넘긴 장수 브랜드들이 꽤 있다. 1980년대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한 '페리카나'와 '멕시카나'가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다. 1989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한 멕시카나는 전국에 9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1994년 론칭 당시 차별화된 간장양념 맛으로 호평받은 '교촌'도 1000여개의 가맹점을 갖고 있다.

1995년부터 가맹사업에 나선 제너시스BBQ그룹은 전국에 1850여개 매장을 보유해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BBQ'는 2001년 교촌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가 2003년부터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올해로 가맹사업 10주년을 맞은 '네네치킨'은 배달 시장을 집중 공략해 900호점을 돌파했다. 올 들어 점포가 100개 이상 늘어 BBQ를 이을 다크호스로 꼽힌다. 유럽풍 치킨점을 내세운 '치킨매니아'도 올해 매장이 100여개 늘어났다.

최광은 멕시카나치킨 대표는 "프랜차이즈로 장수하려면 가맹점과 '윈윈'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창업자들은 적어도 10년 이상 가게를 운영한다는 생각을 갖고 브랜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웰빙바람 타고 '구운 치킨' 급성장

소비자들 사이에 '구운 치킨'이 트랜스지방에서 자유롭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오븐구이 및 바비큐 치킨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오븐구이 치킨은 1970년대에 인기를 끈 전기구이 '통닭'의 업그레이드 제품으로 전기구이에 비해 육즙이 살아 있다. 업계에서는 구운 치킨의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이 2007년 9.7%,지난해 25.8%에 이어 올해 35% 선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5년 론칭한 '굽네치킨'이 선두 업체로 700호점을 넘어섰다.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구어조은닭'과 '본스치킨'은 연초 대비 100개 이상 점포를 늘려 각각 400개를 돌파했다.

숯불구이 치킨점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바비큐 치킨 시장에서 1위인 '훌랄라'는 올해 100개 이상 늘어나 700개를 넘어섰다. '코리안바베큐'는 참나무 숯을 쓰는 화덕에서 전통 방식으로 구운 바비큐 치킨을 판매하며 500여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바비큐보스'는 참숯 연기로 서서히 익혀 특유의 숯불 향이 고기에 배어 있는 게 특징이다. 김병갑 훌랄라 사장은 "바비큐 치킨이 품질과 맛에서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아지면서 여성 창업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파워 강한 업체 선택해야

치킨점이 포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있지만 워낙 수요층이 넓어 당분간 시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인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미국의 3분의 1에도 못 미쳐 시장 확대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생존 경쟁이 치열한 만큼 창업할 때는 차별화된 파워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소비자의 기호 변화를 잘 파악해 시장 트렌드에 맞는 메뉴를 갖춰야 한다. 또 인테리어나 점포 운영 방식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확보한 브랜드를 고르는 것도 필수다.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할 때는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생산공장이나 물류시설 등에 많이 투자하는 업체를 고르면 안전하다. 메뉴 개발 경쟁력이 있는지,가맹점 지원 및 관리 시스템을 갖췄는지,창업비용이 거품은 아닌지 등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매장형 점포의 경우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 인근,사무실 밀집지역,대단위 아파트 단지 등이 창업 최적지다. 배달형 점포는 뒷골목도 좋지만 가급적 가시성이 높은 매장을 구하는 게 유리하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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