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중국에서 마늘에 이어 고추와 식용유 사재기가 일고 있다.수요 증가에다 가격 급등을 기대한 투기 수요가 가세한 탓이다.과도한 유동성이 16세기 네덜란드 튤립 광풍 같은 투기적인 자산 인플레를 손쉽게 유발할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9일 중국 일간 동방조보에 따르면 상하이 샹양베이루 야채시장에서 마른고추는 500g당 13위안(약 2210원)으로 수개월 전에 비해 30% 올랐다.약재로 많이 쓰이는 붓순나무 열매는 500g당 15위안(2550원)으로 수개월 대비 두배 이상 올랐다.상인들은 신종플루 예방 효과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요가 늘어난 원인도 있지만 일부 유통상들이 사재기를 한 게 주요인이라고 말했다.마늘 가격이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에서 지난 3월 이후 15배 급등한 배경도 비슷하다.마늘 사재기를 통한 시세조작 세력은 광산채굴로 돈을 번 부호에서부터 조직폭력배까지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상하이 등지에서 식용유 사재기까지 나타나고 있다.국제 대두(콩) 가격 상승 탓도 있지만 가격 급등을 우려한 일부 소비자들까지 대형 마트에서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플레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중국 CCTV는 식용유 가격이 다시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식용유 사재기 중단을 권고하는 보도를 내보내는 등 불안심리 진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에서는 경기부양 과정에서 생겨난 과도한 유동성과 수입 원자재가격 상승이 겹쳐 인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다.은행 신규대출은 올들어 10월까지만 이미 8조9000억위안(1513조원)으로 연초 목표치 5조위안(850조원)대를 훌쩍 넘어섰다.올들어 가전제품과 자동차 구매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보조금 지급정책 영향뿐 아니라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사자는 분위기가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