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정말 일할 맛이 납니다. "

매일유업 광주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덕헌 인사 · 총무담당 과장은 요즘 공장 증축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공장 증축을 위해 건폐율 상한 제한(20%)을 풀어 달라는 민원 업무에 매달려 오다 지난 7월 정부로부터 건폐율을 40%까지 올려주겠다는 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발목을 잡았던 '전봇대 규제'가 올 들어 대거 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참여하고 있는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현재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한 785건의 규제 가운데 71.2%에 달하는 559건이 해결됐다. 기업들의 건의가 10개 중 7개꼴로 받아들여진 셈이다. 김상열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전체 건의 과제 중 44.8%가 해결됐던 지난해와 비교해 기업들의 건의 수용률이 1.6배나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뿌리뽑힌 규제는 공장 증설,산업단지 건설과 관련한 입지 문제가 7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주택과 건설(66건),환경(57건),금융 · 세제(55건) 관련 규제도 다수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최근 2년간 수주 실적이 7000만원에 불과한 지방의 한 토목공사 업체는 이번 규제 개선으로 4개월에 달하는 영업정지 처분을 면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건설공사 수주 실적이 2억5000만원을 넘지 못하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야 하지만 정부가 중소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해당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