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34 · 미국)의 스캔들 여파가 스폰서에까지 미치기 시작했다.

스포츠 음료로 유명한 게토레이를 판매하는 펩시코가 10일 우즈의 이름을 넣어 만든 '게토레이 타이거 포커스' 판매를 중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게토레이 타이거'는 지난해 말 출시됐다. 제니퍼 슈미츠 펩시코 대변인은 "우즈의 불륜 때문에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이 아니다. '타이거'는 연초에 비해 매출이 34%나 격감하는 등 실패한 제품"이라고 해명하며 우즈와의 연관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5년에 1억달러를 주기로 하고 우즈와 계약을 맺은 펩시코로서는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우즈 후원 기업들은 단순한 스폰서십 계약을 넘어 우즈의 이름을 딴 제품을 생산하는 '라이선싱 계약'까지 함께 맺고 있어 적잖은 손실이 예상된다. 루이비통그룹의 시계 회사인 '태그 호이어'는 2002년부터 우즈가 디자인한 시계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에 광고를 해 오던 태그 호이어는 최근 모델을 우즈 대신 마리아 샤라포바로 교체했다.

골프용품 전 라인이 우즈와 맞물려 있는 나이키골프 역시 경제 불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우즈가 코스 설계를 맡아 내년 4월 완공키로 했던 '더 타이거 우즈 두바이'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우즈 관련 TV 광고도 사라졌다. 시청률 전문 조사기관인 미디어닐슨에 따르면 우즈가 교통사고를 낸 직후인 지난달 29일 프록터 앤드 갬블(P&G)의 '질레트' 면도기 광고를 마지막으로 네트워크 TV와 19개 케이블 채널,심지어 골프채널에서도 우즈 광고를 중단했다. 게임기를 파는 EA스포츠에서 우즈 광고가 자취를 감췄고 컨설팅회사 액센추어도 우즈가 등장하는 광고를 빼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어떤 스폰서도 우즈와의 결별을 선언하지 않고 있다. 라식 전문 병원체인인 TLC비전은 여전히 웹사이트에 우즈를 등장시키고 있고 제트기 렌털회사인 넷제츠는 여전히 우즈와 함께 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마이애미(미 플로리다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