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맥주가 수입 맥주에 비해 맛이 크게 떨어진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맥주 품질 개선을 위해 해외 업체와 기술 및 자본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

이장규 하이트홀딩스 부회장(58)은 10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급자의 고집에서 벗어나 새로운 맥주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맥주 품질 향상을 위해 일본,유럽의 선진 맥주업체와 기술 · 자본 제휴 협상을 진행 중에 있으나,아직 구체적인 기업명을 밝힐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이트맥주는 과거 덴마크 칼스버그로부터 맥주 제조기술을 도입한 경험이 있다. 칼스버그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하이트맥주 지분 25%를 매입했다가 2005년 전량 처분한 바 있다.

그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수입 맥주를 접하면서 미국 타입의 싱거운 맛보다는 유럽풍의 쓴맛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내년부터 쓴맛(bitterness)을 강화한 제품들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하이트-진로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업종 다양화와 글로벌화를 제시했다. 주류에 집중하면서 전통주,사케 등의 분야에 새로 진출할 계획이다. 또 중국 소주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2년간의 연구 끝에 국화향으로 맛을 낸 20도짜리 '진로주'를 내년부터 중국시장에서 본격 판매하고,일본에선 진로재팬을 통해 '진로 막걸리' 판매를 강화한다는 포석이다.

이 부회장은 "하반기 공채에서 '금녀의 영역'으로 인식되던 맥주 영업 관리직에 여성 10명을 처음 뽑았는데 발톱이 빠질 정도로 열심히 뛰어 구두를 한 켤레씩 선물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여성인력 채용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