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텅빈 영국…금융권 보너스에 '稅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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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5천파운드 넘으면 50%…영국중앙은행, 기준금리 동결
"영국 정부는 직원 보너스로 1인당 2만5000파운드(약 4700만원) 이상을 지급하는 금융사에 대해 지급액의 50%를 세금으로 부과,재정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
9일 영국의 2010년도 사전예산안 보고서가 발표된 런던 국회의사당.앨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이 금융권 '보너스세' 신설을 통한 재정 확충 계획을 공개하자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일부 의원들은 "옳소"를 연발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대부분은 "지나치게 파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달링 장관은 "정부의 1조파운드 규모 구제금융을 받은 대형 은행들이 거액 보너스를 남발하지 못하도록 내년 4월까지 한시적으로 보너스세를 거두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금융사 거액 보너스 관행에 제동
'눈덩이'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영국 정부가 보너스세 신설 계획을 발표한 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을 의식한 측면이 크다. 더 타임스는 "달링 장관이 정치적 부담이 큰 재정지출 감축 대신 금융권 세금폭탄으로 재정 메우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국민의 혈세로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금융사의 거액 보너스 관행에 재갈을 물려 민심을 달래는 한편 재정도 확충하겠다는 다목적 카드인 셈이다. 영국 정부는 보너스세를 통해 약 5억5000만파운드를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금융권의 올해 보너스 규모는 총 60억파운드에 달할 전망이다.
달링 장관은 향후 4년 안에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 아래 △2011년부터 연봉 2만파운드 이상 중산층의 국민보험 부담률을 0.5%포인트 올리고 △향후 2년간 공무원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등의 재정난 타개책도 함께 발표했지만 모두 당장의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달링 장관은 올해 세부 재정지출 내역도 공개하지 않았다. 제1 야당인 보수당은 "노동당 정부는 경제 살리기는 뒷전이고 마니페스토(선거공약)에만 신경쓰고 있다"며 공격을 퍼부었다.
영국의 올해 재정적자는 1780억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전망치보다 30억파운드 늘었다.
◆"재정적자 책임 떠넘기는 포퓰리즘"
이날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게재한 공동 기고문에서 "은행의 책임과 리스크를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는 글로벌 협약이 필요하다"며 "금융권 거액 보너스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금융사는 집단 반발하고 있다. 영국금융연합은 "보너스세는 영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재정적자 책임을 금융사에 떠넘기는 포퓰리즘적 정책"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런던 금융맨들의 이직 행렬도 가속화되고 있다. 헤지펀드의 대부인 조지 소로스는 이날 런던스쿨오브이코노믹스(LSE)에서 열린 강연에서 "시티오브런던(런던 금융가)은 침몰할 것"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BOE)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갖고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BOE 기준금리는 5%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6차례나 내려 3월 0.5%로 떨어진 뒤 변동이 없는 상태다. BOE 통화정책위원회는 또 경기회복이 아직 불확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2000억파운드를 투입해 시중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양적완화 정책도 지속키로 의견을 모았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
9일 영국의 2010년도 사전예산안 보고서가 발표된 런던 국회의사당.앨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이 금융권 '보너스세' 신설을 통한 재정 확충 계획을 공개하자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일부 의원들은 "옳소"를 연발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대부분은 "지나치게 파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달링 장관은 "정부의 1조파운드 규모 구제금융을 받은 대형 은행들이 거액 보너스를 남발하지 못하도록 내년 4월까지 한시적으로 보너스세를 거두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금융사 거액 보너스 관행에 제동
'눈덩이'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영국 정부가 보너스세 신설 계획을 발표한 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을 의식한 측면이 크다. 더 타임스는 "달링 장관이 정치적 부담이 큰 재정지출 감축 대신 금융권 세금폭탄으로 재정 메우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국민의 혈세로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금융사의 거액 보너스 관행에 재갈을 물려 민심을 달래는 한편 재정도 확충하겠다는 다목적 카드인 셈이다. 영국 정부는 보너스세를 통해 약 5억5000만파운드를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금융권의 올해 보너스 규모는 총 60억파운드에 달할 전망이다.
달링 장관은 향후 4년 안에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 아래 △2011년부터 연봉 2만파운드 이상 중산층의 국민보험 부담률을 0.5%포인트 올리고 △향후 2년간 공무원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등의 재정난 타개책도 함께 발표했지만 모두 당장의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달링 장관은 올해 세부 재정지출 내역도 공개하지 않았다. 제1 야당인 보수당은 "노동당 정부는 경제 살리기는 뒷전이고 마니페스토(선거공약)에만 신경쓰고 있다"며 공격을 퍼부었다.
영국의 올해 재정적자는 1780억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전망치보다 30억파운드 늘었다.
◆"재정적자 책임 떠넘기는 포퓰리즘"
이날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게재한 공동 기고문에서 "은행의 책임과 리스크를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는 글로벌 협약이 필요하다"며 "금융권 거액 보너스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금융사는 집단 반발하고 있다. 영국금융연합은 "보너스세는 영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재정적자 책임을 금융사에 떠넘기는 포퓰리즘적 정책"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런던 금융맨들의 이직 행렬도 가속화되고 있다. 헤지펀드의 대부인 조지 소로스는 이날 런던스쿨오브이코노믹스(LSE)에서 열린 강연에서 "시티오브런던(런던 금융가)은 침몰할 것"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BOE)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갖고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BOE 기준금리는 5%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6차례나 내려 3월 0.5%로 떨어진 뒤 변동이 없는 상태다. BOE 통화정책위원회는 또 경기회복이 아직 불확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2000억파운드를 투입해 시중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양적완화 정책도 지속키로 의견을 모았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