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형 대부업체들이 국내 소액신용대출 시장에 진출한다. 일본의 이자 상한선이 연 20%로 낮아지는 등 영업 환경이 나빠지자 연 49%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한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대부업체들은 자산 규모가 큰 데다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국내 대부업계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본의 대형 대부업체가 출자한 메트로아시아캐피탈이 지난달 금감원에 여신전문금융회사(캐피털사) 등록 절차를 마쳤다"고 10일 밝혔다.

메트로아시아캐피탈은 국내 창업투자회사인 아시아인베스트먼트캐피탈홀딩스가 41%,일본 4위 대부업체인 다케후지의 미국 자회사(TWJ)가 39.1%,한국증권금융이 19.9%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다케후지는 매트로아시아캐피탈의 소비자금융 부문을 담당하면서 소액신용대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일본 1,2위 대부업체인 프로미스와 아코무도 국내 진출을 추진 중이다. 대부업협회 관계자는 "두 회사가 몇 차례에 걸쳐 한국시장을 조사해갔다"며 "자회사를 통한 한국 진출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사 인수 혹은 설립에도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3위 업체인 아이후루는 한국에 대부업체를 직접 세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대형 대부업체들이 국내 진출을 타진하는 이유는 우선 자국 시장의 영업환경 악화 때문이다. 일본 대부업의 이자 상한선은 내년 6월부터 연 29%에서 연 20%로 낮아진다. 이에 비해 국내 대부업의 이자상한선은 연 49%이고 제도권 금융회사인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사도 40%대 고금리 신용대출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대부업체가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어 연 2% 안팎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선두업체인 러시앤캐시의 조달금리가 연 12~13%이고 중소형 업체들은 연 20%가 넘는 이자를 주면서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고 있다. 국내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사보다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국내 저신용자 신용대출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