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유럽식 IFRS가 도입되면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많이 늘어나는 기업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영업이익 가운데 자회사 지분보유에 따른 지분법 이익 비중이 높고, 보유자산이 많아 자산재평가로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의 수혜가 클 것이란 평가다. 이에 따라 대형주 중에선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KT 신세계 등이 IFRS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토러스투자증권은 10일 보고서에서 "IFRS가 본격 시행되는 것은 2011년부터지만 일부 기업은 2010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어서 해당 업체들의 주가가 내년부터 미리 반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IFRS는 모든 상장사에 적용되며,연결재무제표를 주 재무제표로 삼고,보유자산을 시가로 평가하는 것 등이 핵심 내용이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연결재무제표를 발표해왔던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개별 회사로 실적을 잡을 때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5.3%와 51.1%,자산총액은 63.7% 증가하는 반면 부채는 112.5%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영업마진율은 떨어지고 부채비율은 올라간다는 얘기다.

이 증권사의 이원선 투자전략부장은 "연결대상 종속회사 가운데 상장사가 적거나,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을수록 IFRS 도입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지분법 이익이 많이 난 기업은 연결재무제표상의 영업이익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커 유리하다는 평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경우 2008년 실적 기준으로 LG전자가 연결재무제표를 적용할 때 영업이익이 개별 기준보다 230.4%나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45.9%) 롯데쇼핑(31.6%) 등도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게 나왔다.

또 현대차 기아차 삼성전기 등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중 지분법 이익 비중이 60% 안팎으로 높아 IFRS 적용시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중소형주 중에선 더베이직하우스 성우하이텍 한일이화 평화정공 등의 지분법 이익 비중이 높았다.

이 밖에 보유 자산이 많아 자산을 시가로 평가할 경우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는 신세계 KT 한국가스공사 일진전기 현대건설 하이트맥주 등이 꼽혔다.

이 부장은 "연결재무제표를 적용하면 자본금이 증가해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보다 주가순자산비율(PBR) 하락효과가 더 커 주가의 저평가가 부각되면서 한국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생긴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 기업의 자산과 이익 규모가 현재보다 커지면 한국의 대표기업과 주요 해외 기업 간 격차가 줄어 글로벌 펀드의 자금 유입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