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소득 345만~414만원으로 전국 가구평균소득(345만원)을 소폭 웃도는 중간 계층의 평균 자녀수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남녀 10명 중 7명 이상은 자녀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돼 저출산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전국의 기혼여성 3585명과 미혼남녀 3314명을 대상으로 한 결혼 및 출산동향 조사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05년에 이어 두 번째다.

소득별 · 직업별 자녀수 천차만별

조사 결과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보다 많이 버는 중산층의 자녀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월평균 소득 345만~414만원(전체 평균 소득의 100~120%)인 계층은 1.54명으로 가장 적었다. 한 달 평균 414만~484만원을 버는 가정은 평균 1.60명의 자녀를 뒀다. 552만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층은 평균 자녀수가 1.66명이었다. 반면 전국 가구 평균소득의 60%(207만원) 미만인 가정의 자녀수는 1.63명으로 세 번째로 적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저소득층의 경우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중산층은 교육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 출산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기혼여성의 직업에 따라 자녀수도 달랐다. 유통업체 등 서비스 판매직에 종사하는 여성의 경우 평균 1.61명의 자녀를 둔 반면 변호사 등 상위 전문직 종사자들의 자녀수는 1.47명에 불과했다.

미혼남녀 10명 중 7명 "자녀 필요없다"

'자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남성은 2005년 54.4%에서 2009년 24.3%로,여성은 42.1%에서 24%로 크게 낮아졌다.

미혼 여성들의 기대 자녀수도 감소해 '한 자녀'에 대한 선호도가 15.5%에서 28.5%로 높아진 반면 '두 자녀'를 원하는 비율은 58.7%에서 52.9%로,'세 자녀'를 기대하는 비율은 17.9%에서 10%로 각각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20~44세 기혼여성의 평균 출생아수도 1.77명에서 1.66명으로 감소했으며 기혼여성 가운데 임신을 원하지만 1년 이상 임신을 못한 여성비율도 26.2%에 달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불안이 지속되면서 결혼을 늦추거나 독신으로 남으려는 미혼자들도 늘고 있다. 미혼자 가운데 '결혼을 하겠다'는 응답이 2005년 82.5%에서 2009년 75.7%로 낮아졌다. 결혼 의사가 있는 미혼 여성의 비율도 73.5%에서 73.1%로 낮아지는 등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루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혼여성보다 미혼남성의 결혼 의향이 높지만 고용불안 때문에 남성의 경우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평균 32.1세,여성은 30.6세에 결혼하겠다고 답해 2005년의 31.8세,29.7세보다 결혼계획 연령도 낮아졌다. 가사 및 육아도 맞벌이에 상관 없이 부인이 주로 전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가사를 전담하고 있는 비율은 맞벌이 부부가 67.3%,외벌이 부부가 86.0%였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심층분석해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세울 때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