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내 증시는 제한적 등락 과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통회위원회의 금리결정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라는 두가지 이벤트로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통위에서 금리동결이 점쳐지고 있고, 선물·옵션 동시만기는 청산가능 매도수요와 매수수요 혼재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아울러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 신용등급 전망이 강등되면서 유럽발(發) 금융위기 우려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변동성으로 인해 국내 증시가 단기적으로 흔들릴 수는 있지만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단기적인 기업이익 모멘텀 둔화가 나타나고 있고 선진국 경기모멘텀도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있는 만큼 1630선을 중심으로 한 변동성 구간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 증시는 스페인 국가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소식에도 개별 종목들의 호재로 상승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9일(현지시간) 전날보다 51.08포인트(0.50%) 오른 10337.05를 기록했다.
S&P500지수도 4.00포인트(0.37%) 상승한 1095.94를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0.74포인트(0.49%) 오른 2183.7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전날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의 신용등급 전망이 강등됐다는 소식에 경기회복 지연 우려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오후들어 개별 기업들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에 힘입어 장 막판 상승세로 돌아섰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스페인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취약한 경제상황 등을 이유로 국가 신용등급 'AA+'에 대한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동양종금證 "증시, 상승세 지속 전망"

동양종금증권은 국내 증시가 단기 변동성에 다소 흔들릴 수는 있지만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 당장 증시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지만 불안요소는 있다"면서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 가치가 두바이와 그리스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인해 추세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풍부한 유동성과 완화된 리스크를 바탕으로 유입돼 왔던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 축소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연구원은 "하지만 미국 경기가 급속도로 회복되면서 내부적인 소비가 확충된다면 모를까 현 상황에서는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달러 약세를 유지하는 편이 이익이라는 논리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유동성 국면이 이어진다면 오히려 국내를 비롯한 신흥국들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면서 "두바이나 그리스 같은 문제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빠른 성장세와 더불어 재정적인 건전성을 겸비한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기일 불확실성에 의한 단기적인 흔들림이 있다 하더라도 국내 증시의 상승세 지속이라는 기존 관점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현대證 "연말 미니랠리 기대감 유효"

현대증권은 외국인 순매도는 일시적 현상으로 연말 미니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두바이월드 자회사인 나킬의 대규모 손실과 피치의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A- → BBB+)에 따른 글로벌 신용시장 불안감이 전날 외국인 순매도로 이어졌다"면서 "하지만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저금리 지속 의지를 강하게 언급했고 그리스와 같이 재정적자가 큰 아일랜드, 헝가리 등의 신용경색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어 외국인 순매도는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특히 전날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정보기술(IT)·자동차·화학 업종으로 기관 매수세가 집중되며 선전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중국 증시가 악재에 반응하며 약세를 보인 반면 시가총액 내 IT 비중이 큰 한국 시장과 대만 시장은 반등에 성공한 점은 현 시장 대응에 힌트가 될 만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전히 연말 미니랠리 가능성에 대한 관점은 유효하다"며 "IT·자동차·화학 등 수급이 견조하게 뒷받침되는 업종의 대표주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동결이 예상되고 있고 선물·옵션 동시만기는 청산가능 매도수요와 매수수요
혼재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양證 "변동성 활용한 저가매수 전략 바람직"

한양증권은 국내 증시의 장 후반 강세 반복은 연말 미니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기 때문이라며 변동성을 활용한 저가매수 전략을 주문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장 후반 강세가 반복되고 있어 추가 상승과 연말 미니랠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는 유효한 상태로 판단된다"며 "동시만기에 따른 프로그램 영향력 확대 등 변동성에 주의하며 저가매수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말 증시가 화려함보다는 내실을 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고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전고점을 넘어서는 강한 상승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하지만 기간조정을 거치면서 악재에 대한 내성이 강화됐고 출구전략 지연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 주도의 수급개선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내외 전문기관을 통해 내년 국내 GDP 성장률 전망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어 시장 기대감이 반영될 1월 효과가 부분적으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급등 이후 방향성이 모호한 상태에서 동시만기에 따른 프로그램 영향력 확대와 변동성에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 추격매수보다는 변동성을 활용한 저가매수 관점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심 대상으로는 수급여건이 양호한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와 미리 조정을 받은 개별 실적주, 배당주 등을 꼽았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