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의 출판 스타일에 변화가 일고 있다. 그동안 자신의 일대기나 국회 경험기를 다룬 자서전이 주를 이룬 반면 18대 국회에서는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주특기를 살린 전문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 때 질의한 내용과 저명한 경제학자 5명의 한국경제 진단을 묶어 '한국경제의 새 틀을 찾아'라는 경제전문서를 내놓았다. 이 책은 김 의원의 한국경제 체질강화를 위한 정책제언과 각 분야 전문 교수들의 현 정부 성장정책평가,금융위기 이후 재정운용방향,경제위기 조기경보시스템 개선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국감 당시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은 이 책을 토대로 한 질문을 받고 "지침이 될 만한 많은 내용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내년도 경제계획에 내용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일부 경제학과 교수들은 '한국경제론' 수업에 교재로 사용하겠다는 뜻도 알려왔다고 한다.

이낙연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위원장은 상임위의 특성을 살려 '식(食)전쟁 한국의 길'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한식의 세계화와 한 · 미 FTA(자유무역협정) 등으로 위기에 놓인 한국의 농수산 식품산업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골자다. 이 위원장은 "풍요의 시대인 지금도 거대한 식전쟁이 진행되고 있다"며 "그 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한국의 농어업은 그 전쟁을 어떻게 치러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뇌하면서 이 책을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노영민 민주당 의원은 '싯다르타에서 빌 게이츠까지'라는 연설문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담은 책을 펴냈다. 직접 3년 동안 준비해온 '역사의 이정표가 된 40여편의 연설'을 3개월 동안 정리한 결과물이다.

구동회/민지혜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