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경영 대예측] 환율이 최대 복병…선진국 경기회복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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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영 리스크는
"아무리 한국 기업들의 체력이 강해졌다고 하지만 환율이 1000원 밑으로 가면 견뎌내기 힘들 것이다. 중국 등 후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져 예전의 세 자릿수 환율 시대와는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다. "
삼성그룹 기획담당 임원은 내년의 가장 큰 경영 리스크로 환율을 꼽았다. 한국의 주력 산업이 대부분 일본과 경쟁하고 있어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대한 기업들의 걱정은 더 절박하다. 주우진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는 "엔고(高) 현상은 마무리 단계에 있는 반면 원화가치는 높아질 일밖에 없어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2005년 원 · 달러 환율이 900원대 초 · 중반까지 떨어졌을 때도 잘 견뎌냈다는 반론이 있지만,세계 경제가 고도 성장을 구가했던 당시와 내년을 비교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환율 하락은 대부분 달러 약세와 유가 및 금리 상승을 동반,국내 기업들의 충격을 더욱 증폭시킨다는 게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이다.
내년 기업 경영의 또 다른 불안 요인은 선진국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이다. 미국의 은행 도산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유럽의 부실은 아직 터지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에 미국발 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을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더라도 미국 · 유럽의 높은 실업률과 저조한 소비심리 회복이 국내 기업들의 판매 확대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일본 기업들의 반격과 중국의 추격이 한층 거세어질 것이라는 점도 내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된다. 김성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융위기 속에서 중국 기업들은 견고한 내수시장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했고,일본 기업들은 성장하는 한국 기업들을 분명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견제 공세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2년간 중국의 저임금과 일본의 기초기술을 적절히 조합해 샌드위치 위기상황을 극복했던 때와는 전혀 다른 '신(新)샌드위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다.
내년 기업 경영의 위험 요인은 출구 전략 추진 시기 등 정부 정책에도 산재해 있다. 글로벌 정책 공조가 실패할 경우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국가 간 갈등이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밖에 '녹색'을 키워드로 하는 산업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와 불안정한 노사관계 등도 기업들의 '대도약' 성패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삼성그룹 기획담당 임원은 내년의 가장 큰 경영 리스크로 환율을 꼽았다. 한국의 주력 산업이 대부분 일본과 경쟁하고 있어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대한 기업들의 걱정은 더 절박하다. 주우진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는 "엔고(高) 현상은 마무리 단계에 있는 반면 원화가치는 높아질 일밖에 없어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2005년 원 · 달러 환율이 900원대 초 · 중반까지 떨어졌을 때도 잘 견뎌냈다는 반론이 있지만,세계 경제가 고도 성장을 구가했던 당시와 내년을 비교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환율 하락은 대부분 달러 약세와 유가 및 금리 상승을 동반,국내 기업들의 충격을 더욱 증폭시킨다는 게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이다.
내년 기업 경영의 또 다른 불안 요인은 선진국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이다. 미국의 은행 도산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유럽의 부실은 아직 터지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에 미국발 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을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더라도 미국 · 유럽의 높은 실업률과 저조한 소비심리 회복이 국내 기업들의 판매 확대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일본 기업들의 반격과 중국의 추격이 한층 거세어질 것이라는 점도 내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된다. 김성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융위기 속에서 중국 기업들은 견고한 내수시장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했고,일본 기업들은 성장하는 한국 기업들을 분명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견제 공세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2년간 중국의 저임금과 일본의 기초기술을 적절히 조합해 샌드위치 위기상황을 극복했던 때와는 전혀 다른 '신(新)샌드위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다.
내년 기업 경영의 위험 요인은 출구 전략 추진 시기 등 정부 정책에도 산재해 있다. 글로벌 정책 공조가 실패할 경우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국가 간 갈등이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밖에 '녹색'을 키워드로 하는 산업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와 불안정한 노사관계 등도 기업들의 '대도약' 성패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