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대우건설 풋백옵션 한달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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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는 주식매도 청구권 인정
매각완료시 대금 우선 지급키로
이번주 우선협상대상자 1곳 선정
매각완료시 대금 우선 지급키로
이번주 우선협상대상자 1곳 선정
대우건설 풋백옵션(주식을 되사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연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1개월 옵션 행사유예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금호는 대신 이들에 대우건설 주식매도 청구권을 인정,매각 완료시 대금을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재무적 투자자(FI) 중 최대 지분을 보유한 미래에셋을 비롯 칸서스와 KTB 등 사모펀드(PEF)들은 금호의 풋백옵션 행사 1개월 유예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호 측이 대형 사모펀드들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옵션 행사를 유예하겠다는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안다"며 "이들은 14일 중 최종 법률 검토와 내부 승인절차를 거쳐 연장 동의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우리 하나 신한 등 시중은행들은 이미 금호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한 상태여서 3조5000여억원 규모의 FI 중 80% 이상은 연장에 동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소액 투자자가 옵션을 행사하더라도 규모가 작아 매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호 측 판단이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금호의 요청은 기존 계약을 변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다"면서 "투자자들도 '운용사 재량에 맡긴다'거나 '대세에 따르라'며 사실상 연장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당초 FI들은 연장동의 조건으로 금호가 보유한 대우건설 주식을 담보로 내놓을 것을 요구했으나 금호 측은 이를 거부하고 대신 주식매도 청구권을 인정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해 합의를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옵션 연장에 동의한 FI들의 주식을 우선 매각대상에 포함시켜 내년 2월 대우건설 매각대금이 납입되면 먼저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옵션행사에 따른 대금지급 시한은 행사 후 6개월 뒤인 내년 6월15일이지만 행사를 유예할 경우 수익 일부를 조기에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중동계인 자베즈파트너스 컨소시엄과 미국계 TR아메리카 컨소시엄 등 대우건설 우선협상 대상자 2곳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주당 2만원 선으로 현 주가인 1만2450원(11일 종가 기준)보다 60%(7550원) 비싸다. 금호 측은 옵션 가격과 실제 매각 가격의 차액을 당초 계약일인 6월15일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실패로 끝날 경우 FI들이 옵션을 행사하더라도 수익을 확보할 방법이 없다"며 "금호를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로 몰기보다 매각성사를 도와주는 쪽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호 측은 우선협상 대상자를 이번 주 내에 한 곳으로 압축,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은 2006년 6월 금호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FI를 끌어들여 주당 2만6200원에 대우건설 주식을 매입토록 하고 3년 뒤 주가가 3만1500원에 오르지 않을 경우 이를 되사주기로 한 약속이다. 옵션은 15일부터 1개월 동안 행사가 가능하지만 금호는 내달 15일 하루만 옵션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