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가 해외로 수출되는 과정에서 또다시 압류됐다. 최근 미국과 양자대화에 나선 북한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북미대화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태국 현지 언론과 외신들은 미사일과 폭약 등 북한제 무기를 싣고 평양을 떠난 그루지야 국적의 수송기가 재급유를 위해 태국 돈므앙공항에 착륙했다가 태국 당국에 억류됐다고 12일 보도했다.

파니탄 와타나야콘 태국 정부 대변인은 "당국이 이 수송기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무기를 발견해 수송기와 조종사 등을 억류하고 무기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압수된 물품은 미사일과 폭약,대공화기 발사대,로켓포 등 35t 가량의 무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몬톤 수추콘 태국 공군 대변인은 "수송기는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태국 일간지 더 네이션은 13일 억류된 조종사 미카일 페투코가 경찰 조사에서 "돈므앙 공항과 스리랑카에서 재급유를 받은 뒤 우크라이나에 화물을 내려놓을 예정이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태국 당국이 미국 측의 정보를 받아 이 수송기를 억류했다고 보도했으나 미국 대사관은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외국으로부터 정보를 받아 수송기에 다량의 무기가 적재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수송기 억류는 정보기관들의 공조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정부는 조사 결과 국제법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유엔 당국의 의견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해외 수출용 무기가 압류된 것은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으로 향하던 제3국 선박에서 북한제 무기를 압류했다. 미국은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 1874호를 채택한 이후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차단해 왔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