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들은 내년도 기준환율을 달러당 1100~1200원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사업기준 원 · 달러 환율을 1100~1200원,평균 유가는 84달러로 잡았다. 내년도 성장 목표치는 시장성장률 이상으로 계획하고 있다. 현대 · 기아자동차는 내년도 사업기준 환율을 1100원 선으로 잡았다. 매출 목표는 올해 대비 15% 이상 늘려 잡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생산대수는 올해 판매예상치(467만대)보다 약 7% 많은 500만대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 LG그룹도 1100원 선으로 가닥을 잡았고 SK는 내년 연평균 환율을 1105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공업 업계에서도 대부분 환율을 1100원 선으로 잡았다. 현대중공업은 내년도 사업기준 환율을 1100원으로 잡고 해양 개발 및 심해 시추 장비 등 해양 플랜트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올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 22조원,영업이익 75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두산그룹은 사업기준 환율을 1130원으로 설정했다. 매출은 올해보다 약 10% 늘어난 24조원,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효성그룹은 내년도 사업기준 환율을 1150원으로 잡고 15% 내외로 매출을 늘릴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내년도 매출을 1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최근 이명희 회장의 아들인 정용진 경영지원실 부회장을 그룹 핵심인 ㈜신세계를 총괄하는 대표이사에 내정해 경영 전면에 등장시킨 건 그 일환이다. 신세계는 이번 인사에서 창사 이래 최대인 48명을 승진시켰고 대표이사 12명 중 4명을 교체했다. '오너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과감한 세대 교체를 통해 공격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내년도 예상 환율은 1130원으로 잡았다.

CJ그룹은 내년도 예상 환율을 1150원으로 설정하고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환율 하락에 따라 원재료비 부담이 줄어들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