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길진 칼럼] 제 3의 언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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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언어학자는 재미있는 가설을 내놓았다. 남자는 여자에게 번식을 위해, 여자는 남자에게서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언어가 발달했다는 것. 달변가가 으뜸인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말을 잘 못하거나 더듬는 사람이 인간관계를 잘 맺지 못한다고 섣불리 단정 짓기도 힘들다. 바로 제 3의 언어인 향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대 과학을 비웃는 듯한 사건이 미국의 어느 백화점에서 벌어진 적이 있다. 백화점 측에서는 하도 물건이 도난당하자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으나 획기적인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심리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매장에 '나는 물건을 훔치지 않는다'라는 음성녹음을 반복해서 틀어놓았다. 이후로는 도난사고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백화점 측은 흡족해 했다.
그러나 후유증이 컸다. 반복된 음성은 손님들을 짜증나게 했고, 마치 예비 절도범으로 취급한다며 손님들은 불쾌해했다. 고심을 거듭하다가 실험삼아 그 음성 녹음을 매우 짧게 축약해서 재생하기로 했다. 너무 빨리 돌아가니 "지직"하는 소리마저 거의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 들리지도 않는데 무슨 효과가 있을까 했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정상속도였을 때와 똑같은 효과가 나타난 것이었다.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의사전달에 대해 기존의 어떤 과학이론도 설명하지 못했다. 사람 사이의 언어소통이 성대 울림과 귀의 고막을 통한 말소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로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 뿐이었다. 어떻게 하면 제 3의 언어를 갈고 닦을 수 있을까?
무재칠시(無財七施)란 말이 있다. 달변가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다음 7가지를 통해 덕을 쌓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항상 얼굴에 화색을 띠고, 친절한 말로 남을 대하며, 따뜻하고 균형 잡힌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베풀고, 좋은 눈빛을 상대방과 나누며, 가르치거나 지시할 때 상대를 존중하며, 타인의 앉을 자리를 배려해주고, 쉴만한 방을 베푸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가장 향기로운 언어가 아니겠는가.
법률가, 사상가, 정치가 모두 끝에 집 ‘가(家)’자가 붙지만 유일하게 시인만은 사람 ‘인(人)’자가 붙는다. 언어를 연금술하는 시인에게 보내는 경외감아닐까.(hooam.com)
☞ 차길진 칼럼 더 보기
현대 과학을 비웃는 듯한 사건이 미국의 어느 백화점에서 벌어진 적이 있다. 백화점 측에서는 하도 물건이 도난당하자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으나 획기적인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심리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매장에 '나는 물건을 훔치지 않는다'라는 음성녹음을 반복해서 틀어놓았다. 이후로는 도난사고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백화점 측은 흡족해 했다.
그러나 후유증이 컸다. 반복된 음성은 손님들을 짜증나게 했고, 마치 예비 절도범으로 취급한다며 손님들은 불쾌해했다. 고심을 거듭하다가 실험삼아 그 음성 녹음을 매우 짧게 축약해서 재생하기로 했다. 너무 빨리 돌아가니 "지직"하는 소리마저 거의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 들리지도 않는데 무슨 효과가 있을까 했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정상속도였을 때와 똑같은 효과가 나타난 것이었다.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의사전달에 대해 기존의 어떤 과학이론도 설명하지 못했다. 사람 사이의 언어소통이 성대 울림과 귀의 고막을 통한 말소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로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 뿐이었다. 어떻게 하면 제 3의 언어를 갈고 닦을 수 있을까?
무재칠시(無財七施)란 말이 있다. 달변가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다음 7가지를 통해 덕을 쌓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항상 얼굴에 화색을 띠고, 친절한 말로 남을 대하며, 따뜻하고 균형 잡힌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베풀고, 좋은 눈빛을 상대방과 나누며, 가르치거나 지시할 때 상대를 존중하며, 타인의 앉을 자리를 배려해주고, 쉴만한 방을 베푸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가장 향기로운 언어가 아니겠는가.
법률가, 사상가, 정치가 모두 끝에 집 ‘가(家)’자가 붙지만 유일하게 시인만은 사람 ‘인(人)’자가 붙는다. 언어를 연금술하는 시인에게 보내는 경외감아닐까.(hoo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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