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우리 정부의 신종플루 치료제 50만명분 지원 방침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4일 "북한이 이날 연락관 교신을 통해 우리 측 지원 물량에 이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부처 간 협의를 마치고 이르면 내주 초 북한에 50만명 분의 신종플루 치료제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타미플루 40만명분과 릴렌자(타미플루 대체약) 10만명분,그리고 10억원 상당의 손세정제 등을 북한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라며 "여기에 수반되는 제반경비를 포함,178억원 정도의 남북협력기금 사용을 위해 현재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서면심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속한 배송을 위해 타미플루를 경의선 · 동해선 육로를 통해 제공하는 방안을 북측에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정부는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를 북한에 지원하면서 북측에 사후 분배결과 보고서를 요구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북 지원의 목적과 품목에 맞춰 적정 수 준의 분배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신종플루 치료제 제공과 관련한 향후 남북간 실무 협의 과정에서 북측에 분배결과에 대한 사후 보고서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배결과 보고서 요구는 북한에 요구하는 가장 낮은 수준의 모니터링으로,다른 대북 지원품과 달리 타미플루는 신종플루에 걸린 사람 외에는 필요가 없어 전용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