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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파원칼럼] 골드만삭스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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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든 기업이든 욕을 먹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골프 황제인 타이거 우즈가 뒷 일 생각하지 않고 혼외정사를 즐기다 곤욕을 치르듯,월가 금융사들은 막대한 수익에 눈이 멀어 결국 족쇄(규제 강화)를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월가 금융사를 향해 '살찐 고양이'라고 비판할 정도로 월가에 대한 미국 여론은 최악이다.

    특히 골드만삭스가 몰매를 맞고 있다. 은행지주사로의 전환 허용,구제금융,지급보증 등 다양한 정부 지원을 받아 잽싸게 위기에서 벗어난 골드만삭스가 무더기 수익을 올리면서 다시 막대한 보너스를 지급하겠다는 데 곱게 볼 리 없다. 골드만삭스는 올 들어 9월까지 임직원 보상을 위해 167억달러를 적립했다.

    게다가 골드만삭스는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 수백억달러에 달하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부채담보부증권(CDO)의 부도위험을 신용부도스와프(CDS) 상품을 사는 방식으로 AIG에 떠넘겼다. 2006년 12월 모기지 자산에서 미세한 손실이 발생한 것을 간파한 데이비드 비니아 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CDS거래가 급증했다고 한다. 이후 9개월간 리먼브러더스와 씨티그룹이 모기지 자산을 두 배로 늘리는 동안 골드만삭스는 모기지 자산을 슬그머니 처분했다.

    리먼이 무너진 뒤 AIG가 파산했으면 골드만삭스도 온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극적으로 AIG가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게 되자 골드만삭스는 220억달러에 달하는 관련 자산 손실을 면할 수 있었다. 리먼브러더스는 망했어도 AIG가 막대한 구제금융을 받게 된 데는 정부 핵심 관료들과 끈끈한 연을 맺은 골드만삭스가 '모종의 작업'을 했을 것이란 음모설이 돌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AIG에 구제금융 지원을 결정할 당시 재무장관은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헨리 폴슨이었다. 얼마나 괘씸했으면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주식거래와 자기자본투자(PI)로 돈을 버는 골드만삭스에는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겠는가.

    그렇지만 뒤집어 말하면 탁월한 인재가 있었기에 골드만삭스는 신용위기의 파고를 넘을 수 있었다. 골드만삭스는 철저히 사람과 팀워크 중심으로 조직을 이끌어왔다. 1999년 상장한 주식회사이지만 1869년 설립 이후 골간인 파트너십 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만큼 조직 리더들의 재량권이 막강하다.

    조직원 모두에게 최고의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골드만삭스 DNA'를 심어주면서도 이기적인 행태는 철저히 배척한다. 골드만삭스에선 1인칭 단수 대명사인 '나(I)'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오직 '우리(we)'만을 써야 한다. 투자와 리스크에 대한 규율도 월가에서 가장 엄격하다. 구성원은 실적으로만 얘기한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조직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파격적인 성과제도가 필요했다. 그래서 사회 반감을 무릅쓰고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려 했던 것이다.

    신용위기를 겪으면서 골드만삭스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됐지만 한국 금융사들로선 인재를 육성하고 리더십을 중시하는 골드만삭스의 기업문화만큼은 배울 필요가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이기려면 욕을 먹는 기업에서도 배울 건 배워야 한다. 그게 바로 경영의 지혜다.

    뉴욕=이익 i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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