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도 연말장세 기대에 '햇살'
연말 증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코스닥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우량 대형주인 블루칩들이 점차 상승 피로감을 보임에 따라 코스닥 기업을 포함한 중 · 소형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양상이다.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적 관측이 우세하지만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근접하고 있는 데 대한 부담도 아직은 많아 그동안 대형주보다 부진했던 중 · 소형주 중심으로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지수 7일째 코스피보다 더 올라

14일 코스닥지수는 6.64포인트(1.34%) 오른 501.85로 마감,지난 10월27일 이후 한 달 반 만에 500선을 탈환했다. 코스피지수도 7.87포인트(0.47%) 올라 1664.77로 거래를 마쳤지만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등락을 거듭했지만 코스닥지수는 개인 매수세가 계속 유입되며 종일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로써 코스닥지수는 최근 7거래일 연속으로 코스피지수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이날 대형주가 0.33% 오른 반면 중형주는 1.27%,소형주는 1.41% 각각 상승하며 상대적인 강세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력적인 중소형주 찾기 한창

코스닥시장의 강세는 17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는 코스피지수에 대한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이란 평가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두바이 쇼크 이후 대형주들은 단기간에 주가를 빠르게 회복했다"며 "기관들로선 추가 수익률을 올리려면 중 · 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몸집이 작은 기관을 중심으로 최근 들어 유망 중 · 소형주를 찾는 문의가 늘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부터 투자자문사를 중심으로 중 · 소형주 매수 주문이 늘어나는 양상"이라며 "대형 펀드를 굴리는 운용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유가증권시장에서도 호남석유 LG디스플레이 등 기업내용은 우량하지만 주가에서는 소외돼 있던 종목이 강세로 돌아선 이후 최근에는 더존비즈온 에이테크솔루션 등 기관 선호형 중 · 소형주들도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 · 소형주의 강세를 연초 주가가 올라가는 '1월효과'와 관련 짓는 분석도 나온다.

조 센터장은 "본래 1월효과는 실적이 불확실한 중 · 소형주들이 연말 결산을 무난하게 마무리하면서 이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일컫는다"며 "현재 주가가 상대적으로 싸고 실적 전망이 밝은 유망 기업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모주의 호조도 종목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 팀장은 "그랜드코리아레저(GKL)나 한전기술 등 새내기주에 큰 관심이 몰리는 것을 보면 중 · 소형주들의 수급 상황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중 · 소형주 연말랠리'엔 신중론도

그렇지만 신중론도 적지 않다. 유망 중 · 소형주들의 주가 흐름이 좋다지만 기관이 매수에 가담했던 지난 3~5월과는 달리 개인들이 주도하는 양상인 데다 배당에 관심을 두는 인덱스펀드들은 대형주를 선호하는 만큼 '산타 랠리'나 '연말 랠리'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삼가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배당을 겨냥한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수 대기자금이 아직 1조원가량 남아 있는 것으로 보여 우량 대형주들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연말 종가를 놓고 보면 대형주의 성적표가 더 나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도 "중 · 소형주 강세를 이끌고 있는 개인들의 투자 동향과 4대강,스마트폰 등 방송통신 정책,기후협약 등 향후 정부 정책 이슈들을 봐야 한다"고 보수적인 자세를 당부했다.

대형주와 소형주의 연말 수익률 게임보다 내년 증시 전망에 더 큰 관심을 둬야 하는 시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경기 회복 속도의 둔화,각국의 출구전략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와 고용 사정이 내년 2분기에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이고 코스피지수는 이미 1700선에 바짝 다가선 상태여서 고객들에게 연말까지 주식 비중 축소를 권하고 있다"며 "연말을 좀 편안하게 가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귀띔했다.

문혜정/조재희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