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였던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가 한 고비를 넘겼다.

14일 금호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건설 풋백옵션을 보유한 재무적 투자자(FI) 18곳 중 2~3곳을 제외한 주요 은행과 대형 사모펀드(PEF) 및 증권사 등 대다수가 옵션 행사를 1개월 유예해 달라는 금호 측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들은 15일 중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동의서를 작성,금호에 제출할 예정이다.

옵션 행사 연기에 동의한 투자자로는 국민 우리 하나 신한 등 은행권 전부와 미래에셋 칸서스 KTB 등 대형 PEF 모두가 포함됐다. 금호 측은 3조5000여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액 기준으로 동의율이 9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는 "나머지 2~3곳도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이 아니라 '시장 반응을 지켜보겠다'며 결정을 유보한 것"이라며 "대세에 따라 동의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은 2006년 6월 금호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FI들로부터 3조5000억원을 끌어들여 주당 2만6200원에 대우건설 주식을 매입토록 한 뒤 올해 말까지 주가가 3만1500원을 웃돌지 않을 경우 이를 되사주기로 한 약속이다. 이번 연기 결정으로 FI들은 내년 1월15일 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하며,대금 지급은 내년 6월15일 이뤄진다.

금호 관계자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자베즈파트너스와 TR컨소시엄 2곳 모두 매각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마지막 증빙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연내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양측 모두 주요 FI의 투자확약서(LOC) 확보가 늦어지고 있는 만큼 매각을 확신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심기/장창민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