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정신을 갖고 반도체와 제철 등 미래형 산업을 일으키겠다. "

지난 11월 충남 당진 아산만에서 열린 동부제철 전기로 준공식에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동부제철 전기로 준공과 함께 열연강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동부제철의 전기로 제철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열연강판 생산라인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열연강판은 연간 300만t 규모다. 동부그룹은 열연강판 사업을 위해 1조500억원을 투자했다.

동부의 전기로 제철공장에서는 고철을 녹여 바로 열연강판을 만든다. 기존 고로방식보다 건설비용이 3분의 1에 불과하다. 온실가스 배출도 적다. 동부는 올해 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추가 투자를 늘려, 연간 생산 규모를 총 1000만~1200만t 규모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동부제철과 함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동부하이텍은 비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를 확립했다. 휴대폰과 TV, 자동차, 의료기기 등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설계해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LCD(액정표시장치) 구동칩 개발에 성공해 세계 디스플레이 선두업체인 LG디스플레이에 19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LCD 구동칩을 공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약 5000만달러 규모에 불과하다"며 "불모지나 다름없는 비메모리 산업에 동부가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 분야에서도 고급화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생명보험과 증권,저축은행 등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해 종합금융회사로서의 입지를 높여가고 있다. 건설분야에서는 아파트 브랜드인 '센트레빌'을 중심으로 디자인 경영을 펼쳤다. 서울 흑석5구역 아파트 분양에서 110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용산 도심재개발 프로젝트에서 주상복합 브랜드인 '아스테리움'을 선보이는 등 프리미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