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미소금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대출심사,철저한 사후관리,점진적인 이자율 인상 등 세 가지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소금융이 제2의 농가부채 사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찬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돈을 어디에 쓸지를 철저히 검증해 빌려줘야 부실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부채를 갚기 위해 돈을 빌리는 사람,경제적 자립 의지가 없는 사람 등에게 대출을 했다간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권영준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는 "친서민 정책이라고 해서 퍼주기 식으로 대출을 했다간 과거 농가부채 문제처럼 대규모 빚 탕감을 해줘야 하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엄격한 대출심사 못지 않게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등 해외의 성공한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자들은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사가 잘되는지,사업운영의 어려움은 없는지 등 사후관리까지 해주고 있다.

연 4.5% 이하라는 지나치게 낮은 금리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 최우량 고객도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연 5%대의 이자를 문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30~49% 정도이기 때문에 이들 금융사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미소금융 이용자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해외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자들은 연 20% 안팎의 이자를 받고 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임대료,인건비 증 제반비용과 연체율 등을 감안하면 현재 미소금융 금리 수준으로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꾸려 나갈 수 없다"며 "금리 수준을 점진적으로 높여 현실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