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불륜을 캐내려는 사람 등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휴대폰 문자메시지(SMS)를 해킹해 거액을 챙겨온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대전지검 특수부는 15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모씨(34세) 등 해커 4명과 심부름센터 직원 · 개인정보판매상 등 11명을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일당 2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SMS 해커 조직은 2007년부터 올 10월까지 특정인의 문자메시지를 해킹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650명의 문자메시지를 감청하고 5500명에 대한 개인정보를 팔아 총 15억3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의뢰인 부탁을 받은 심부름센터 직원과 개인정보판매상으로부터 감청 대상자의 개인정보를 넘겨받고 복제프로그램을 이용해 감청대상자 휴대폰과 똑같은 '쌍둥이폰'을 만들었다. 이어 쌍둥이폰으로 감청대상자가 이용하는 통신사의 서비스사이트에 접속해 아이디(ID)와 패스워드를 생성한 뒤 이를 의뢰인에게 넘겼다. 심부름센터직원과 개인정보판매상은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해 각각 건당 평균 130만원,120만원을 나눠 가졌다.

의뢰인은 남편의 불륜 사실을 캐내려는 주부,잠적한 채무자의 소재를 파악하려는 대부업체 직원 등이 많았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