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내증시는 미국발(發) 훈풍 등에 힘입어 재차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가 두바이 호재를 안고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해외증시 여건이 양호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더욱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내 경제지표들이 회복국면에서 성장국면에 진입했다는 청신호가 속속 나오고 있고, 수급 측면에서도 기관 매도세가 줄면서 호전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만 단기적으로 강세 흐름이 연장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과열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의 국내증시 과열 정도는 바이오, 풍력 등의 테마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 3~5월과 유사한 정도라는 설명이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4일(현지시간) 전주말보다 29.55포인트(0.28%) 오른 10501.05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가 1만5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S&P500지수도 7.70포인트(0.70%) 상승한 1114.11을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1.79포인트(0.99%) 오른 2212.1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정부가 두바이월드의 부채 상환을 지원한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지속했다.

동양종금證 "산타가 오고 있다..상승국면 지속"

동양종금증권은 경제 지표들이 회복국면을 넘어 상승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증시의 지속적인 오름세에 무게를 둔 투자전략을 주문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대부분의 경제지표들이 회복국면을 거쳐 상승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이는 경기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기준 국내 10개 경제지표 중 광공업생산지수, 소비재판매액지수, 설비투자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 소비자기대지수 등 5개 지표가 상승국면에 위치해 있고, 수출액과 수입액, 취업자수 등 3개 지표가 회복국면에 위치한 상황이라는 것.

아직 하강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지표는 서비스업생산지수와 건설기성액 등 2개 지표에 불과하고, 지난 9월과 비교해서도 10개 지표 중 8개 지표가 좋아져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업들이 광고비를 늘리기 시작했다는 점도 경기회복세를 확인할 수 있는 또하나의 지표로 제시했다.

원 연구원은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국내 246개 기업 중 내년에 광고비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광고주는 138명인 반면 줄이겠다고 답한 광고주는 21명에 불과했다"면서 "이는 최근 경기회복과 함께 내년 동계올림픽 개최와 월드컵 등 대형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는 음료·기호식품, 유통, 컴퓨터·정보통신, 화학공업, 건설·부동산 업종 내년에 광고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조사된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회복이 가사회되면서 증시도 안정적인 상승시도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차분히 연말랠리를 즐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 "지수보다 종목을 잡아라"

신한금융투자는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를 둘러싼 불안심리가 급속히 개선되고 있지만 지수 눈높이보다는 종목 선정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연말장세에 맞는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에서 지난 1월 일자리를 잃은 인구가 74만1000명에 달했지만 지난달 추가 실업자가 1만1000명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정부 구제금융에 매달렸던 미국 은행들의 잇따른 자금상황 소식이나 두바이에 대한 아부다비 정부의 자금지원 소식 등도 금융위기를 둘러싼 불안심리를 개선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이달들어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만큼 급격한 투자심리 회복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10거래일 동안 증시가 상승한 일수를 나타내는 투자심리는 90%에 도달해 있다"면서 "올들어 두 차례 나타났던 투자심리 90% 이상의 전례를 보면 이후에도 지수는 적게는 7.3%에서 많게는 14.4%까지 추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지금보다 훨씬 강했던 점과 현재는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점, 주식형펀드에서 7거래일째 자금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은 지수 탄력을 붙잡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말장세 흐름은 상승쪽으로 열어 놓아야 하겠지만 시장대응은 지수 눈높이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기 보다는 종목 중심의 개별대응 전략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면서 "이 경우 종목 선정의 기준은 절대 낙폭과대와 같은 기술적 잣대와 함께 4분기 실적개선 기대감과 같은 펀더멘탈 잣대를 혼용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적인 숨고르기가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전체적인 기조는 숨고르기를 매수관점에서 활용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고, 낙폭과대주와 실적호전주에 대한 분할매수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대투證 "단기 강세 '유효'..과열부담은 '주의'

하나대투증권은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수익률 격차를 줄이는 차원에서 단기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과열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장중 조정을 보이고 있는 것은 과열 부담을 해소하고 점진적인 상승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단기 대응에 초점을 둔 투자자라면 이러한 흐름에 편승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가능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급등 배경으로 지난 4개월 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해외 증시와의 수익률 격차가 벌어졌고, 지금은 최근 해외증시가 연중 최고점 수준에서 횡보하는 동안 그 격차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차익 매수세가 적극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기관 매도가 약화되는 등 호전된 수급요건도 증시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곽 연구원은 "다만 단기적으로 강세 흐름이 연장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과열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의 과열 정도는 바이오와 풍력 등의 테마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 3~5월과 유사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을 길게 바라보는 투자자들에게는 한 템포 호흡을 고른 후 진입하는 전략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종별로는 이익가시성과 이익모멘텀이 모두 양호한 철강과 호전된 증시 강세에 초점을 두고 증권 업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