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올해 글로벌 금융쇼크로 시장이 위축된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격적인 글로벌 경영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저력을 발휘했다. 전통 시장인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제1의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을 비롯,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도 독창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주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올해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4%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01년 2.0% 였던 시장 점유율이 올해 11월(누계)에는 4.3%로 높아졌다.

중국에서도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에 맞는 전략 차량을 내놓고 적극 대응한 데다 올해 초 중국 정부의 준중형차 세제 혜택을 날개 삼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중국에서 46만대를 판매,전년 대비 89.3%라는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29만4506대를 판매한데 이어 올해에는 93.5% 증가한 57만대를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과 함께 현대자동차는 환경을 보호해주는 '그린카' 개발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세계 최초의 LPi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로 국내 친환경차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하이브리드는 동력원으로 기존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한다. 아반떼 LPi하이브리드는 세계 최초로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엔진과 전기모터를 사용했다. 배터리 및 컨트롤러 등 핵심 부품의 대부분을 국산화했으며 가격 품질 등에서 충분한 시장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량도 2012년 조기 실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2004년 미국 에너지부(DOE)가 주관하는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현지에서 시범운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버스를 포함한 수소연료전지차를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i10 전기차를 출품했다. i10은 일반가정용인 220V로 5시간 내 100% 충전이 가능하다. 413V의 급속충전시에는 15분 이내 85% 충전이 된다. 1회 충전으로 최대 160㎞ 달릴 수 있어 통근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메이커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감산,구조조정을 통해 몸을 움츠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 나가고 있다. 미국 시장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신차 구입 후 1년 내 실직시 차량을 반납받거나 할부금을 일부 대신 내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유가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차액을 대신 내주는 '가스록 프로그램' 등 마케팅 전략을 경쟁 업체보다 한발 앞서 펼쳤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