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이 승승장구 하는 이유는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때문만은 아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한국 기업이 강한 비결’이란 연재 기사를 통해 한국의 전자·자동차 기업 등이 해외 시장에서 일본을 앞지르고 있는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특히 신흥국 시장에선 한국 가전제품이 석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브라질 평판TV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고 인도네시아에선 LG전자가 LCD(액정표시장치) TV와 냉장고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중국에선 삼성 휴대폰이 1위 노키아(핀란드)를 뒤쫓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그 이유가 환율 효과 때문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이 신문이 꼽은 한국 기업의 강점은 철저한 글로벌화 전략이다.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정면 격돌하기보다는 변경(신흥국)을 공략해 선진국으로 돌아들어가는 우회전략이 먹혀 들었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화에 성공한 배경으로 인재 육성을 들었다.대표적인 사례로 1년간 세계 각지에서 아무런 업무부담 없이 자유롭게 생활하며 현지 문화와 습성을 이해하는 삼성의 ‘지역전문가제’를 꼽았다.1990년부터 시작된 이 제도로 3800여명의 지역 전문가가 육성됐고 이들이 주재원으로 각국에 파견돼 시장개척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LG전자가 중동에서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을 읽어주는 TV를 내놓고 ‘101’이란 숫자를 좋아하는 인도인을 대상으론 101종류의 조리법이 가능한 전자레인지를 판매해 히트시킨 것도 성공적인 현지화 사례로 들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