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세계 무역분쟁 사상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유럽과 중남미간 ‘바나나 전쟁’이 중남미 수출국들과 미국 기업들의 승리로 끝났다.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자유화 협상인 도하라운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유럽연합(EU)이 남미산 바나나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방안에 합의하면서 바나나 전쟁이 끝났다고 보도했다.바나나 전쟁은 지난 1993년 EU가 자신의 식민지였던 12개 국가들의 바나나를 무관세로 수입하는 대신 다른 지역에서 생산하는 바나나에 높은 수입관세를 부과하면서 촉발됐다.중남미 국가들과 이들 지역에서 바나나를 생산하는 돌,델몬트 등 미국 기업들이 WTO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16년간 분쟁이 계속됐다.

EU는 현재 t당 176유로인 관세를 즉각 148유로로 낮추고 7년간 114유로까지 점진적으로 인하zl로 했다.무관세 수출국들은 관세 인하에 대한 손실 보전 명목으로 2억유로를 EU로부터 지원받는다.

지속가능개발국제센터(ICSTD)는 앞으로 12개 무관세 수출국의 바나나 수출은 14% 줄어들지만 중남미 국가들의 수출은 17% 늘 것으로 전망했다.유럽 지역 바나나 가격은 평균 12%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훌리오 오레아스 에콰도르 통상부 차관은 “이번 합의로 유럽에서 예전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