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건희 前회장의 또다른 사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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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
유학생 시절 미국 거리에서 우리나라 자동차를 보는 느낌은 특이했었다. 두고 온 고국의 부모와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겹쳐지면서 뿌듯함이 밀려드는 경험은 묘한 느낌을 남겼었다.
사실 우리는 외국만 나가면 어김없이 애국자가 된다. 영국 런던의 중심가 피커딜리 서커스에서 우리 기업 광고를 볼 때,뉴욕 중심가 타임스스퀘어에 화면 가득 우리 기업 광고가 화려하게 뜰 때,우리는 자랑스러워진다. 얼마 전 런던에서 축구경기 중계를 볼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첼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축구경기를 시청하는데 한 팀은 삼성 광고를 달고 다른 팀은 기아 광고를 유니폼 앞쪽에 달고 뛰고 있었다. 삼성과 기아 대표팀이 축구경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을 보면서 은근히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자랑하는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이렇게 종횡무진 활약을 할수록 우리의 위상은 높아지고 국격이 제고되는 복합적 효과가 생기며,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을 해 이윤을 내고 수많은 임직원에게 직장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국민경제 안에서 보배로운 존재들이다.
그런데 주지하다시피 기업 경영에는 수많은 변수가 따른다. 생산,마케팅,인사,조직,재무,기술개발,회계 등 수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변수들이 연결돼 있고 이러한 부문에서 하나라도 큰 실수가 발생하면 미래는 암담해지면서 그야말로 '한방에 가는' 것이다. 기업경영은 과학의 영역과 예술의 영역을 넘나드는 복잡하고도 힘든 행위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조직은 군대와 상당히 유사한 측면이 있다. 승리가 군대의 유일한 목표가 되듯 기업도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이익을 증대시키는 단순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군대조직이 실수를 범하듯 기업들은 승리를 위해 무리수를 두기도 하고 기업을 이끄는 CEO들이 실정법을 위반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하지만 전쟁은 수많은 전투로 이뤄진다. 전쟁에 이긴 장수라 해서 모든 전투에서 승리할 수는 없다. 실수가 있었던 장수라 해도 과거 수많은 전투를 통해 구축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며 이러한 귀중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사장시키는 것은 국가 전체로도 아까운 일이다.
최근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한 사면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자격정지 상태에 있는 이 전 회장의 IOC 위원직을 복원토록 하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올림픽 유치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뛰어들어도 힘들 정도의 과제인데 어떻게 이 전 회장만으로 되겠느냐는 반문도 있다. 하지만 거꾸로 그토록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에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방법이 총동원돼야 한다는 논리도 성립하는 것이다.
사실 동계올림픽 유치는 국가적 과제이다. 과거 두 차례 아깝게 패배한 적도 있다. 이제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이 과제를 총지휘하는 강원지사가 SOS를 타전한 상태다. 이 전 회장을 전투에 투입하겠으니 도와달라는 것이다. 분위기는 유리하다. 경제위기로 인해 IOC 스폰서 기업이 세 개나 줄어든 상태다. 재정이 어려우니 정치인보다 기업인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면 이 전 회장이 다른 싸움을 한 번 더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의미가 있다.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인 노병이 정말로 사라지기 전에 한 번 더 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사면 복권과 함께 그가 동계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도록 할 때 이는 우리 사회가 이 전 회장에게 부여하는 엄중한 사회봉사명령의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의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국익을 위해 다시 한 번 작동되도록 국가와 사회가 대승적 차원에서 지원을 할 때다.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사실 우리는 외국만 나가면 어김없이 애국자가 된다. 영국 런던의 중심가 피커딜리 서커스에서 우리 기업 광고를 볼 때,뉴욕 중심가 타임스스퀘어에 화면 가득 우리 기업 광고가 화려하게 뜰 때,우리는 자랑스러워진다. 얼마 전 런던에서 축구경기 중계를 볼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첼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축구경기를 시청하는데 한 팀은 삼성 광고를 달고 다른 팀은 기아 광고를 유니폼 앞쪽에 달고 뛰고 있었다. 삼성과 기아 대표팀이 축구경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을 보면서 은근히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자랑하는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이렇게 종횡무진 활약을 할수록 우리의 위상은 높아지고 국격이 제고되는 복합적 효과가 생기며,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을 해 이윤을 내고 수많은 임직원에게 직장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국민경제 안에서 보배로운 존재들이다.
그런데 주지하다시피 기업 경영에는 수많은 변수가 따른다. 생산,마케팅,인사,조직,재무,기술개발,회계 등 수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변수들이 연결돼 있고 이러한 부문에서 하나라도 큰 실수가 발생하면 미래는 암담해지면서 그야말로 '한방에 가는' 것이다. 기업경영은 과학의 영역과 예술의 영역을 넘나드는 복잡하고도 힘든 행위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조직은 군대와 상당히 유사한 측면이 있다. 승리가 군대의 유일한 목표가 되듯 기업도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이익을 증대시키는 단순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군대조직이 실수를 범하듯 기업들은 승리를 위해 무리수를 두기도 하고 기업을 이끄는 CEO들이 실정법을 위반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하지만 전쟁은 수많은 전투로 이뤄진다. 전쟁에 이긴 장수라 해서 모든 전투에서 승리할 수는 없다. 실수가 있었던 장수라 해도 과거 수많은 전투를 통해 구축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며 이러한 귀중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사장시키는 것은 국가 전체로도 아까운 일이다.
최근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한 사면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자격정지 상태에 있는 이 전 회장의 IOC 위원직을 복원토록 하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올림픽 유치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뛰어들어도 힘들 정도의 과제인데 어떻게 이 전 회장만으로 되겠느냐는 반문도 있다. 하지만 거꾸로 그토록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에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방법이 총동원돼야 한다는 논리도 성립하는 것이다.
사실 동계올림픽 유치는 국가적 과제이다. 과거 두 차례 아깝게 패배한 적도 있다. 이제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이 과제를 총지휘하는 강원지사가 SOS를 타전한 상태다. 이 전 회장을 전투에 투입하겠으니 도와달라는 것이다. 분위기는 유리하다. 경제위기로 인해 IOC 스폰서 기업이 세 개나 줄어든 상태다. 재정이 어려우니 정치인보다 기업인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면 이 전 회장이 다른 싸움을 한 번 더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의미가 있다.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인 노병이 정말로 사라지기 전에 한 번 더 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사면 복권과 함께 그가 동계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도록 할 때 이는 우리 사회가 이 전 회장에게 부여하는 엄중한 사회봉사명령의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의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국익을 위해 다시 한 번 작동되도록 국가와 사회가 대승적 차원에서 지원을 할 때다.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