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에서 16일 열린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등 부처 업무보고에서 카드 수수료율 등을 놓고 참석자들 간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다. 이명박 대통령도 가세해 재래시장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더 내릴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 신영시장 상인인 김동용씨는 "정부의 인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소상인이 체감하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여전히 높다. 대형마트보다 더 많은 수수료 부담은 불합리하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이 "백화점과 재래시장 수수료가 어느 쪽이 더 높은가"라고 묻자 금융 관계자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니까 백화점이 좀 싸긴 싸구만…"이라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가 "영세상인 2.2%,중소기업 2.0%,백화점 1.8% 정도 수준"이라고 하자 김씨는 "시장 상인들을 조사해 보니까 2.4~3.0%까지 수수료를 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상인 대표 쪽 입장"이라며 "백화점은 적어도 1만원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지만 재래시장은 동전 단위로 거래한다. 100원,500원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는 곳은 그 규모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카드 수수료 수준은 경제 규모와 국민소득 등 각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평면 비교할 수는 없다. 영세상인들을 위한 배려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IT(정보기술)를 이용해 관리비용을 절감하면 (수수료를)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업무보고 뒤 브리핑을 통해 "신용카드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입법이 빨리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체크카드의 소득공제 금액을 높여 체크카드 사용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