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부모들이 늘면서 '친환경' 시장이 쑥쑥 크고 있다. 시장이 해마다 20~30%씩 커지고 취급 상품도 친환경 농산물에서 베이커리,델리,화장품,의류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틈새시장에서 주류시장으로

올해 친환경 농산물시장 규모는 지난해(3조2000억원)보다 17.3% 증가한 3조7550억원대로 추산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내년 4조원,2020년 7조원을 넘어서 전체 농산물 시장의 20%(현재 10%)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량도 지난해 219만t으로 5년 전에 비해 6배로 급증했다. 김창길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친환경 농산물은 틈새시장에서 주류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농산물은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 여부에 따라 △모두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화학비료만 권장시비량의 3분의 1 이하로 사용한 '무농약' △농약과 화학비료를 절반 이하로 사용한 '저농약'으로 나뉜다.

◆원스톱 쇼핑 매장으로 진화

한살림,자연드림(아이쿱생협),초록마을,올가홀푸드(풀무원),두레생협,이팜(동원),해가온(동아원) 등 국내 7대 친환경 전문업체의 매장 수는 지난해 403개에서 올해 491개로 늘어났다. 올해 매출은 5900억원으로 지난해(4201억원)보다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그동안 정육 청과 야채 등 1차 식품만 판매했지만 최근 들어 베이커리,반찬가게,레스토랑 등을 결합한 복합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초록마을은 지난 9월 포항 대이점을 리뉴얼해 우리밀 베이커리를,10월 목동 파리공원점에는 반찬코너를 추가했다. 영국 유기농 브랜드 데일스포드오가닉은 9월 신세계 강남점에 그로서리(grocery · 식품매장)와 레스토랑(restaurant)을 합친 신개념 매장을 선보였다.

◆가격 비싼 게 단점

'프리미에쥬르''파코라반베이비' 등 백화점 유아 브랜드의 유기농 이불,내의,속싸개 등은 일반 제품보다 20%가량 비싸지만 매년 20% 이상 증가 추세다. 현대백화점에선 '키엘''록시땅''프레쉬''아베다' 등 천연식물성 화장품 브랜드들의 매출이 올 들어 54% 신장했다.

그러나 가격이 만만치 않아 서민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일반 농산물에 비해 유기농은 1.8~2배,무농약은 1.4~1.8배,저농약은 1.3배 각각 비싸다.

이렇다보니 일부 대형마트의 유기농 코너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유기농 청과류는 지난해 3.9%,올해 1.8% 각각 역신장했고,야채류 매출도 지난해 1.0%,올해 5.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반 시금치는 한 단에 1480원인데 유기농은 1980원으로 34% 비싸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