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내증시는 조정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서만 100포인트 이상 급등하면서 기술적 조정국면에 들어선데다 달러 강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강도 둔화 움직임도 눈에 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리스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미국증시가 1%대 급락한 것도 국내증시에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약세는 기술적 조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폐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극단적인 변동성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기술적 부담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기관투자가들의 펀드 환매 압력과 치익실현 욕구도 커질 수 있어 들뜨기 보다는 차분함이 필요한 연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뉴욕 증시는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1%대 하락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7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32.86포인트(1.27%) 떨어진 10308.2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26.86포인트(1.22%) 내린 2180.05를 기록했고, S&P500지수는 13.10포인트(1.18%) 하락한 1096.08로 장을 마쳤다.

신한금융 "연말랠리 탄력둔화, 투자시계 짧게"

신한금융투자는 연말 안도랠리의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며 투자시계를 짧게 가져가는 선별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얻으려 했던 것은 글로벌 자산시장 과열우려 차단과 미국 내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달러화 가치 안정 등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때 달러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가들의 단기적인 매수강도 둔화 여부를 고민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달러화 반등이 미국의 경기지표 개선세를 반영하고 있고 유로화의 상대적인 약세와 연말의 일회성 송금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추가상승 여지도 열어둬야 한다"면서 "큰 틀에서 저금리 기조 유지에 따른 달러화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강도 둔화 여부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증시가 이달들어 100포이트 이상 단기 급등하면서 기술적 부담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기관투자가들의 펀드 환매 압력과 치익실현 욕구도 커질 수 있어 들뜨기 보다는 차분함이 필요한 연말이라고 조언했다.

한 연구원은 "조만간 관심이 쏠릴 4분기 국내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유지될 수 있을지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어 공격적인 장세 대응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시점"이라며 "중소형주의 수익률 갭 메우기 현상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실적 측면의 검증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시계를 짧게 가져가는 선별적 대응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 대우證 "중소형주 중심 대응 바람직"

대우증권은 연말을 맞아 증시가 소강상태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며 중소형주 중심의 발빠른 대응을 조언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코스피지수의 상승세가 다소 약화되기는 했지만, 중소형주 및 코스닥지수의 상대적인 강세가 이어지면서 종목별 움직임은 여전히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의 약세는 우선적으로는 기술적 조정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며 "올해 폐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투자심리의 급격한 위축이 나타날 가능성 역시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는 "업종별 ADR(등락비율)과 수급, 이익모멘텀 등을 고려한 종목 선정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는 적절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업종별 코스피지수 대비 ADR과 지수의 상대강도 비교를 통해서 종목을 압축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에 따라 업종 ADR 및 수급, 이익개선을 고려한 관심주 5개를 선정했다. 각각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한미약품, 대한항공, 기업은행 등이다.

신영證 "조정 가능, 하지만 물러설 때 아니다"

신영증권은 글로벌 경기모멘텀 호조세 지속과 풍부한 유동성 환경으로 내년 1분기까지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강세장 전망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주가의 부침과 함께 연말랠리가 지난 9월 하순의 고점인 코스피지수 1720선을 넘어설 정도로 전개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상승 기조는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관련 지표들이 호전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을 우려해 주식시장을 떠받쳐온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전날 발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경기 인식 등으로 볼때 유동성 모멘텀은 내년 1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미국 연준의 유동성 회수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틀림없지만 총자산을 바로 줄이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김 팀장은 "유동성 공급 과정에서 2조2000억달러까지 늘어난 연준의 자산을 평상시 수준인 9000억 달러로 하향 조정한다면 자산매각, 즉 유동성 회수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시장 충격이 클 수 있다"면서 "하지만 연준은 바로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미 유동성 공급효과가 약해져 있는 지원창구를 정상화시키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한 해석이라고 주장이다.

그는 "단기적으로 보면 일시적인 달러강세와 이로 인한 외국인 매수기조 완화, 주가 급등에 따른 경계심리 작동, 실적 모멘텀의 약화 등으로 주가의 조정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 물러서지 말아야 할 기회를 주고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